실질 소득은 2.8% ↓…지난해 2분기(-3.1%) 이후 감소세 전환
[에브리뉴스=김종열 기자] 지난 3분기 가계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1년 전보다 3.0% 늘었지만, 지출은 6.2%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고물가로 인한 ‘허리띠 졸라매기’도 소용이 없었다.
통계청이 내놓은 ‘2022년 3/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6만 9000원으로 1년 전 472만9000에서 3.0% 증가하는 데 그쳤다. 맞벌이 부부 기준 1인당 236만 4500원을 번 셈이다.
월평균 소득은 지난해 3분기부터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실제 물가 변동의 영향을 제거한 실질 소득은 2.8%로 줄어 지난해 2분기(-3.1%) 이후 감소세로 전환했다.
물가가 최고 수준으로 오른 것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가계 형편은 더 나빠진 것이다.
소득별로 근로소득 311만 4000원(5.4%)과 사업소득 99만1000원(12.0%) 증가했고, 이전소득은 코로나19 상생 국민지원금 등의 정책 효과가 소멸하면서 65만2000원(-18.8%)으로 감소했다.
경조·보험·퇴직금 등 일시적인 수입인 비경상소득은 28.4%로 증가했다.
◇ 고물가에 먹거리 소비 줄고, 고금리에 이자 늘고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70만2000원으로 1년 전보다 6.2% 증가했다. 그러나 실질 소비는 0.3% 늘어 3개 분기 연속 0%대에 그치고 있다. 국민 대부분이 거의 소비를 늘리지 않고 ‘허리띠 졸라매기’를 하는 셈이다.
특히 정부의 금리 인상 기조가 계속되면서 이자 비용은 무려 19.9%가 폭증했다. 3분기 기준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식료품·비주류음료 등 장보기 지출은 1년 전 43만 원에서 올해 3분기 40만 7000원으로 -5.4%가 감소했다.
실질 기준으로는 12.4% 줄어 감소 폭이 더 컸다. 주류‧담배 지출은 전년 같은 분기 대비 0.8% 감소했고 가정용품‧가사서비스도 -9.1%가 줄어들었다.
반면,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물가 상승의 영향으로 먹거리 소비가 외식 등 지출 금액은 모두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음식‧숙박(22.9%), 오락·문화(27.9%), 교통(8.6%), 교육(8.2%), 비소비지출(6.6%) 등 모두 증가했다.
◇ 4가구 중 1가구는 살림살이 적자
3분기 전체 소득에서 세금이나 이자 지출을 뺀 실제 처분가능소득은 가구당 월평균 385만원으로 1년 전이 비해 2.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더 많은 ‘적자 가구’도 전체 가구의 25.3%로 조사됐다.
국민 4가구 중 1가구는 세금, 공과금 등을 빼면 남는 돈이 거의 없고 생활비까지 더하면 오히려 적자거나 은행권 대출에 기대야 했다는 소리다.
가구당 월평균 흑자액은 114만 8000원으로 전년 같은 분기 대비 6.6% 감소했다.
흑자율도 전년 같은 분기 대비 2.8%포인트 하락한 29.8%로 조사됐다. 반면 소비지출에 쓴 돈의 비중(평균소비성향)은 70.2%로 2.8%포인트 올라갔다.
3분기 소득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124만 5000원으로 전년 같은 분기 대비 5.7% 증가했다. 소득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비 지출은 462만 2000원으로 6.0% 늘었다.
소비지출 비중의 경우 1분위 가구는 식료품·비주류음료(22.4%), 주거·수도·광열(15.9%), 보건(13.1%) 순으로 나타났다. 소득 5분위 가구는 음식‧숙박(16.4%), 교통(13.6%), 식료품·비주류음료(12.6%) 순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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