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애도 방식을 놓고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그들의 신상을 공개해야 하는지의 여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애도에 대해 “세상에 어떤 참사에서 이름도, 얼굴도 없는 곳에 온 국민이 분향하고 애도를 하냐”며 “당연히 유족들이 반대하지 않는 한 이름과 영정을 공개하고 진지한 애도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숨기려 하지 말라. 숨긴다고 없어지지 않는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다시 촛불을 들고 해야 하겠나”며 “총체적 국정난맥 참사들이 이어지고 있다. 오늘은 고통하고 내일은 불안한 시대가 됐다. 국민께서는 ‘정부는 왜 존재하는가, 국가는 어디에 있는가’를 묻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민주당, 유가족 슬픔 정치적 악용”
국민의힘은 희생자 명단 공개 요구가 유가족의 슬픔을 악용하는 패륜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8일 민주당 문진석 의원의 휴대폰 화면에 노출된 희생자 명단 공개 문자메시지를 언급하며 “(희생자 명단을) 확보해서 당 차원의 발표와 함께 추모공간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는 말은 민주당 속내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라며 “유가족의 슬픔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패륜행위”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또 “이전 광우병, 세월호에 있어서의 행태를 그대로 재연해 정치적 이득을 노리려는 것”이라며 “국가적 애도기간이 채 끝나기도 전에 국민적 비극을 정치공세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민주당은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라”고 압박했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때는 고등학생과 교사 등 희생자들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참사에서는 이를 두고 정보 공개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다.
“명단 공개? 유족이 정해야”
이에 대해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9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유가족들이 장례를 치른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지금 희생자 명단과 사진이 공개되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유가족들 결정을 통해 진행되는 부분으로 911테러, 아우슈비츠 희생자, 세월호 참사 등 재난 참사 희생자들 명단이 공개되고 기록됨으로써 국민 마음속에 기억되는 측면도 있다”며 “그런 면에서 공개를 검토할 수는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정치권에서 논의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여지를 남겼다. 명단 공개는 유족이 결정할 문제지, 정치권이 관여해서는 안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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