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한미일 군사훈련이 친일 대 반일 논쟁으로 번진 상황에서 일제강점기 독립유공자의 어록들이 재조명됐다.
논란을 촉발한 것은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SNS 글이다. 그는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선은 일본과 전쟁한 적이 없다’며 안에서 곪고 자강에 실패해 망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그러나 야권을 중심으로 ‘외침이 아닌 내부 문제로 망했다’는 식민사관식 주장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짧은 글을 올렸다. 이는 일제강점기 독립유공자 중 한 명인 단재 신채호 선생이 한 것으로 알려진 말로, 일본의 일제 침략 및 과거사 왜곡을 비판할 때 주로 언급되는 표현이다.
이에 이튿날인 12일 아침 정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마찬가지로 독립유공자인 만해 한용운 선생의 글로 반박했다. 그는 “만고를 돌아보건대, 어느 국가가 자멸하지 아니하고 타국의 침략을 받았는가. 어느 개인이 자모하지 아니하고 타인의 모멸을 받았는가”라며 “그러한 일은 없을 것이다. 망국의 한이 크지 아니한 것은 아니나, 정복국만을 원망하는 자는 언제든지 그 한을 풀기가 어려운 것”이라고 했다.
이는 ‘자강’의 필요성을 강조한 한용운 선생의 말처럼, 자신의 최초 발언이 식민사관이 아닌 자강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이라는 반박으로 해석된다.
정 위원장의 해명에도 야권의 공세는 계속되고 있다. 특히 임선숙 최고위원은 정 위원장의 조부가 창씨개명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오타니 마사오. 이 이름은 정 비대위원장 할아버지 정인각씨가 창씨개명한 이름”이라며 “정인각씨가 창씨개명했다고 조선총독부 신문에서 보도해줄 만큼 친일 인사”고 했다.
이어 “정 위원장 조부는 정 위원장이 일본이 국운을 걸고 청나라를 제압했다고 감탄해 마지 않는 바로 그 만주사변에서 공을 세웠다. 조선총독부가 만주사변 공로자 공적조서까지 작성해준 사람”이라며 “정 위원장이 조부의 친일 행적에 대해 한 번이라도 반성하는 마음을 가졌다면 이런 발언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한편, 정 위원장은 논란에 대해 ‘국민미래포럼’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건 식민사관이 아니라 역사 그 자체”라며 “제발 공부 좀 하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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