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저임금 인상과 각종 규제로 제약을 받는 편의점 점주들이 정부 관계자들에게 편의점 형편에 맞는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기준 편의점 점포 한 곳당 월 평균 매출은 4357만원이지만, 이중 판매이익은 1307만1000원, 월 매출의 30% 정도다. 점포 이익은 914만9700원 정도로 추산되지만 인건비와 4대보험료, 임대료, 전기요금과 기타 비용으로 생기는 지출을 제외하면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편의점가맹점주협의회에 따르면 적자 점포 비율이 60%에 다다르는 수준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편의점 사업체는 4만6364곳으로, 60%라고 하면 2만7800여 곳이 넘는 셈이다. 이런 만큼 편의점업계는 제도 개선을 통해 구조변화를 희망하고 있다.
최저임금·카드수수료…점주가 손해보는 구조
편의점업게에서 원하는 것은 크게 ▲최저임금 차등화 ▲시트지 규제 완화 ▲담배 관련 카드 수수료 개선 ▲의약품 판매 등이다.
우리나라의 내년도 최저임금은 9620원이다. 그러나 편의점업계는 실질적으로 점주들이 1만3000원의 최저임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계사역 세븐일레븐경영주협의회 대표는 4일 “노동계는 최저임금 1만원이 안 된다고 하지만, 우리는 4대보험과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1만3000원을 지급한다”고 했다.
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생활밀착형 유통소매업 지속발전을 위한 정책개선 세미나’에서 “5인 미만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법이 필요하다. 근로자를 지켜주는 법은 많은데, 정작 자영업자를 지켜주는 법은 없다”고 했다. 편의점의 평균 종사자 수는 4.1명으로, 5인 미만 사업자와 비슷한 셈이다.
고용노동부는 제도 개선은 법 개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승권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과 사무관은 “주휴수당 제도 개편은 법 개정이 필요해서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다만 “최저임금 구분적용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얘기가 나오는데, 최저임금위원회 위원들이 실태조사를 요청한 바 있다. 이를 실시해서 내년 최저임금위원회에 제공할 예정이다. 관련 안건이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카드수수료도 문제다. 특히 담배의 경우 4500원 기준 약 73.8%가 세금으로 빠져나간다. 신상우 CU가맹점주연합회 대표는 “담배는 전체매출의 41%로 가장 많이 팔린다. 부가세를 제외해도 판매가격의 64%가 세금”이라며 “저흰 소비자로부터 세금을 받아서 정부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정부 대신 받아서 주는데 저희가 비용을 지불하는 구조다. 저희가 오롯이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는 어려움이 분명 있다”고 꼬집었다.
“시트지, 흡연욕구 차단 효과 없고 안전만 위험해”
편의점주들은 안전을 이유로 입구에 다는 시트지를 해제하길 원하고 있다. 시트지란 편의점 입구에 붙여두는 것으로. 매장의 담배광고가 밖으로 노출되지 않기 위해 설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근래에는 흡연 욕구 차단은 없고, 오히려 점주나 직원을 위험에 노출시킨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도 등 범죄행위에 노출됐을 때 바깥에서는 안이 보이지 않으니 신고해주는 이 하나 없다는 것이다.
부산의 한 편의점주는 “편의점은 24시간 운영하는데 야간이 특히 위험하다. 그런데 사건이 나도 밖에서는 안이 안 보인다. (사건이 발생해도) 신고를 안 해준다”며 “이걸 개선해달라는 것이다.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현행 시트지 안이 담배업계와 편의점업계 간에 합의해서 내린 결과라는 입장이다. 조신행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 과장은 “세계보건기구에서는 담배 진열도 못하게 한다. 저흰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광고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저희도 편의점주, 담배협회와 회의를 했다. 여러 대안이 있었으나 그중 선택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최저임금 차등화 등 편의점주들의 요구사항은 상당부분이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 사안이다. 상임위 배분이 끝난 만큼 공은 국회로 넘어간 셈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소상공인위원회 위원장인 최승재 의원은 “편의점은 식료, 생필품뿐 아니라 식당, 택배, 배달, 세탁, 금융 등 서비스 범주를 확대하며 국민들의 필수재로 자리 잡고 있다”며 “하지만 현장과 유리 된 비합리적이고 비현실적인 각종 규제가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며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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