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는 낙태권 폐기 수순…국내서는 입법 논의 전망
美서는 낙태권 폐기 수순…국내서는 입법 논의 전망
  • 안정훈 기자
  • 승인 2022.06.28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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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 “원 구성 후 가장먼저 낙태 입법 하자”
박지현 “임신에 대한 女 자유, 국가가 보장해야”

[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미국 연방 대법원이 낙태를 헌법상 권리로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례를 공식 폐기하면서 국내에서의 낙태 관련 입법 현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 대 웨이드’ 판례는 성폭행으로 인한 임신에 낙태를 요구한 여성 ‘로’(가명)와 당시 텍사스 주정부 검사 ‘웨이드’의 이름을 딴 것으로, 임신 24주 이전까지는 낙태를 허용한다는 내용이다.

최근 미 대법원은 해당 판례에 헌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판결 후 미 앨라배마주, 오클라호마주, 아칸소주, 켄터키주 등은 ‘트리거 조항’에 따라 임신 중절 수술을 잇따라 중지했다.

이로 인해 미국 현지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찬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미국을 강하게 비판한 반면 교황청은 환영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국내서는 2019년 낙태 금지 처벌조항 헌법불합치…법 개정은 X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5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 정치교체추진위원회 출범식 및 1차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휴=뉴스1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5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 정치교체추진위원회 출범식 및 1차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휴=뉴스1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19년 4월 헌법재판소가 헌법상 낙태를 전면 금지한 처벌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국회에 2020년 말까지 관련 법 개정을 요청했다. 그러나 2022년까지도 입법 공백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로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낙태에 관한 법 개정이 추진될 전망이다. 앞서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6일 미국의 판결에 대해 자신의 SNS에 “이번 판결은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부정한 ‘역사 퇴행적 비극’”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후 관련 법 개정이 여전히 되지 않고 있다. 국회가 낙태권 보장을 위한 빠른 입법으로 헌법불합치 상황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도 “전 세계 여성의 인권을 반세기나 후퇴시키는 결정”이라며 “임신중지권 폐기는 임신중단을 막을 수 없다. 그저 위험한 임신중단을 하게 할 뿐”이라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임신 중단을 원하는 여성들의 건강과 생명을 보장하기 위해 안전한 임신 중지 약물을 합법화하고, 임신 중지 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해야 한다. 임신에 대한 여성의 자기 결정권은 어떤 경우에도 국가가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주민 의원도 “헌법재판소는 국회에 2020년 말까지 법 개정을 요청했지만 관련 법안이 6개나 발의되고, 관련 공청회까지 열렸음에도 아직 임신중지에 대한 기준도 정하지 못했다. 국회의 직무유기”라며 “그야말로 무법상태에 현장의 혼란은 늘어나고 여성의 건강권과 자기결정권은 외면받고 있다. 국회의 일원으로서, 관련 법안의 대표발의자로서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했다.

지난 4월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낙태죄 폐지 1년 4.10 공동행동 '모두에게 안전한 임신중지가 보장될 때까지'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제휴=뉴스1
지난 4월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낙태죄 폐지 1년 4.10 공동행동 '모두에게 안전한 임신중지가 보장될 때까지'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제휴=뉴스1

더불어민주당의 박주민 의원과 권인숙 의원은 지난 2020년 낙태죄를 완전 폐지하는 안을 냈다. 현재 국회에는 이를 포함해 6건의 형법 및 모자보건법 개정안이 유관 상임위에 계류돼 있다.

다만 국회가 원 구성도 이루지 못한 만큼 논의에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국회뿐아니라 여성계와 종교계, 의료계 등도 입장이 다른 만큼 관련 법안 입법은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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