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당 대표 청년 정치인인 강민진 전 청년정의당 대표가 지난 16일 정의당 내 성폭력 은폐 의혹을 폭로한 가운데, 정의당 지도부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강 전 대표가 당시 비공개회의 때는 성폭력이 아니라고 입장을 밝혔다는 것이다.
“정의당, 사과문 받아 수용 의사 확인 후 해당 사건 종결”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작년 11월21일 강 전 대표가 20일 있었던 당 행사에서 발생한 해당 사건에 대해 당 젠더인권특위 위원장에게 알려왔다”며 “11월22일 여영국 당 대표는 강 전 대표의 비공개회의 소집 요구에 따라 배석자 없이 비공개로 대표단 회의를 진행한 결과, 강 전 대표의 요구대로 A위원장에 대한 엄중 경고와 서면 사과 조치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의를 마치기 전 여 대표는 해당 사안이 비공개회의로 진행돼 발언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며 “11월23일 당 젠더인권특위 위원장이 사과문을 받아 강 전 대표에게 전달했으며, 사과문 내용에 대한 동의와 수용 의사를 확인한 후 해당 사건을 종결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사건 당시) 행사 뒤풀이 자리에서 A위원장이 옆자리에 앉는 과정에서 강 전 대표를 밀치면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이 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의당은 당시 A위원장의 사과문도 공개했다. A위원장은 사과문에서 “술 마시고 긴장감이 풀려 행동과 태도가 부적절했다는 것을 당 대표로부터 전해들었다”며 “당일 자리에 앉는 과정에서 양해를 구하지 않고 몸을 밀치는 괒어은 무례한 태도였다는 것과 밀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신체접촉이 있었다고 들었다. 그 과정에서 강 대표가 매우 당황스러워했다는 말을 듣고 보니 의도와 달리 불쾌한 감정에 많이 불편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강 전 대표는 사과문을 확인한 후 ‘내용이 괜찮고 수용하겠다’는 취지로 젠더인권특위 위원장에게 답을 보냈다”며 “당은 강 전 대표 요구대로 공식적 절차와 조치를 철저히 이행한 바 당 지도부가 사건을 묵살하고 은폐하려 했다는 언론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걸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했다.
A위원장의 공천에 대해서도 “당규와 공천심사 기준에 따라 진행됐다. 정의당은 성범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며 “공천심사위원회는 공천심사 서류와 사전 질문지 답변서 등을 토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종합적 검토를 통해 공천했다”고 했다.
강민진 “당 입장문 자체가 2차 가해” 반발
이에 대해 강 전 대표는 17일 자신의 SNS에 “당의 입장문 자체가 2차 가해”라고 반박했다. 그는 ▲성폭력을 ‘불필요한 신체접촉’으로 표현한 것 ▲접촉 부위가 허벅지 안쪽인 것과 가해자가 계속해서 피해자를 따라온 것 ▲피해자 의사는 묻지 않고 가해자를 공천한 점 ▲여영국 대표가 ‘발설하지 말라’고 한 점 ▲엄중 경고를 받았다는 피해자로부터 아직도 선거운동 홍보 문자가 오는 점 ▲해당 가해자의 공천을 유지하는 점 등을 지적했다.
앞서 강 전 대표는 지난 16일 자신의 SNS에 성추행 피해 사실을 밝히고 “회의 현장에서 여영국 대표는 ‘이번 일은 공식절차를 밟지 않고 내가 해당 위원장에게 경고하겠다. 아무도 이 일에 대해 발설하지 말라’는 내용으로 결론을 지었다”며 “저는 그로부터 사과문을 받고 사과문을 수용하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청년정의당 대표 시절 갑질 의혹을 겪었을 때도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청년정의당 당직자 A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 가해자 A씨는 처음 저를 ‘도와주겠다’며 접근했다”며 “잘 대해주지 않으면 자신 역시 제가 갑질을 했다는 주장에 가담할 수 있는 식의 암시를 반복적으로 줬다. 그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뒤 한동안 깊게 앓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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