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채이배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퇴임사에 반성문이 담겨 있어야 한다”는 발언을 두고 청와대 출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7일 “매우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의원 14명은 이날 ‘뼈저린 반성은 남탓에서 나올 수 없다’는 공동성명을 내고 채이배 위원의 공식적이고 진심어린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성명에 이름을 올린 의원들은 고민정·김승원·김영배·김의겸·민형배·박상혁·윤건영·윤영덕·윤영찬·이장섭·정태호·진성준·최강욱·한병도 의원이다.
이들은 “선거에 필요할 때는 너도나도 대통령을 찾고 당이 어려워지면 대통령에게 ‘반성문을 쓰라’고 벼랑 끝으로 모는 게 채이배 위원이 생각하는 ‘좋은 정치’인가”라며 “지금 민주당이 해야 할 평가는 누군가를 내세워 방패막이 삼거나 지난 시기를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규정하는 단순한 사고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 모두는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미 사퇴한 당 지도부뿐 아니라 민주당 국회의원, 문재인 정부의 구성원, 나아가 패배한 당을 수습하기 위해 나서주신 비대위원들 역시 뼈아픈 대선 패배의 책임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때 누구의 책임이 더 큰가를 따지는 것은 내 책임을 조금이라도 가려 보려는 비겁함”이라며 “나만 살겟다고 나서는 이들이 많아지면 우리 모두는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했다.
아울러 “선거 패인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평가를 위한 치밀한 프로그램을 비대위가 나서서 하루빨리 마련해달라. 그게 지금 비대위가 해야 할 급선무”라며 “동료 의원들께도 부탁드린다. 개개인의 주관적 평가는 함께 머리를 맞댄 토론장에서 논쟁하자”고 했다.
앞서 채 위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청와대와 민주당은 지난 5년간 꾸준히 내로남불, 편가르기, 독선 등 나쁜 정치를 하며 국민의 마음을 떠나보냈다”고 주장했다. 또 “문 대통령이 적어도 퇴임사엔 반성문을 남기고 떠났으면 한다”고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이러한 채 위원의 견해에 대한 반박인 셈이다.
채 위원은 국민의당 국회의원 출신으로, 지난해 12월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에 의해 영입돼 이 후보 캠프 공정시장위원장으로 합류했다. 대선 패배 이후에는 당 비상대책위원에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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