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상속세 폐지 공약을 밝힌 가운데, 측근마저 “토론에 없던 주제”라고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최 전 원장은 16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속세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지금껏 사람들이 비난이 두렵고 비판이 두렵고 질문받기 두려워서 하지 못했던 말을 꺼내는 사람이 되겠다”며 공약을 내세운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최근 자산가격의 급격한 상승으로 여러분이 살고 계신 집, 보유하고 계신 자산은 상속세 감면 한도를 훌쩍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졌다”면서 “상속세는 평생 열심히 일한 돈으로 집 한 채, 차 한 대, 주식 약간을 보유하고 살다가 후대에 남겨주고 가고 싶은 일반 국민들이 부딪혀야 하는 과제이자 짐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재산 형성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자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추구하는 것”이라며 “상속세는 세금을 내면서 열심히 벌어 지켜온 재산에 대해 국가가 다시 한 번 물리는 세금의 성격으로 자리잡고 있어, 특히 중소기업, 중견기업의 경우 자식들이 부모의 가업을 잇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전 원장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소득세, 법인세, 재산세 재설계를 내세웠다. 그는 “소득세, 법인세, 재산세 재설계는 오히려 공정 과세가 가능하고 기업을 지속경영함으로써 일자리를 유지, 창출하는 효과도 볼 수 있다”고 했다.

최 전 원장은 상속세에 대해 “세계적으로 사라지는 추세”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복지천국이라 부르는 북유럽 국가들 대부분이 상속세가 없고, OECD회원국 중 상속세가 없는 나라가 캐나다, 스웨덴 외에도 호주, 뉴질랜드, 노르웨이 등 12개국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캠프 측근도 “토론에 없던 주제”…하태경 “도로 캠프 만들어라”

상속세 폐지는 최 전 원장이 캠프를 해체하기 전부터 우려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 전 원장 캠프의 상황실장을 맡았던 김영우 전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지난 일요일 상속세 폐지 관련 기자간담회를 연다고 해서 그걸 제가 제지했다. 캠프에서 단 한 차례도 토론이 없던 주제여서다”라고 했다.

김 전 의원은 “그저께 저는 최 후보님께 좌도 우도 생각지 마시고 인간의 존엄성을 바탕으로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행보를 하시라고 마지막 조언을 드렸다”면서 “‘최재형다움’의 실체가 무엇인지, 있다면 그게 실제로 주변의 어떤 사람들에 의해 침해되어 가고 있는지”라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상속세 폐지 공약 비판은 당내에서도 나왔다. 같은 대선주자인 하태경 의원은 ‘캐나다, 스웨덴에는 상속세가 없다’는 최 전 원장의 주장에 “이름만 자본이득세로 우리와 다를 뿐”이라며 상속세가 있다고 반박했다.

하 의원은 “법률을 전공하신 분이 제대로 알고 말씀을 하셔야지 잘못된 정보로 이러시면 곤란하다”면서 “새로운 정치 안하셔도 되니까 차리리 캠프를 도로 만드시라. 이러다 대형 사고 치실 것 같아 가슴이 조마조마하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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