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고발사주’ 의혹에 “정치공작을 하려면 인터넷 매체나 재소자, 의원 면책특권 뒤에 숨지 말고 다 아는 메이저 언론을 통해, 누가 봐도 믿을 수 있는 신뢰 가는 사람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으면 좋겠다”고 말해 논란에 휩싸였다.
고발사주 의혹은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총선 직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측근 검사 손씨로부터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장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인터넷 언론사 ‘뉴스버스’가 최초 보도한 내용이다.
해당 보도가 이슈가 되자 당사자인 김 의원은 야권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 캠프의 대변인직을 사퇴하는 등 논란이 됐다.
이에 윤 전 총장도 지난 8일 국회 소통관을 찾아 해당 논란에 대해 “정치공작을 하려면 인터넷 매체나 재소자, 의원 면책특권 뒤에 숨지 말고 다 아는 메이저 언론을 통해, 누가 봐도 믿을 수 있는 신뢰 가는 사람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으면 좋겠다”고 비난했다.
이후에도 그는 메이저 언론이 아니면 의혹 제기 보도를 할 수 없다는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작은 언론, 메이저 언론을 말하는 게 아니라 이를테면 ‘뉴스타파’, ‘뉴스버스’가 하고 나서 (다른 언론사가) 달라붙을 게 아니라 차라리 뉴스를 그쪽(메이저)에 줘서 바로 시작하면 되지 않느냐”고 따졌다.
이후에도 “(정치공작 할 거면) 처음부터 독자도 많고, 이런 데다 해라. 어차피 다 따라올 텐데”라며 KBS나 MBC를 지목하기도 했다.
이 발언은 윤 전 총장의 언론관 비판으로 이어졌다. 김성회 열린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독재자 전두환이 말하던 ‘건전언론 육성’을 통한 ‘언론사 통폐합’ 악취가 윤석열 후보에게서도 진동한다”고 맹비난했다.
이재명 캠프의 이경 대변인은 “보도를 한 언론사가 메이저 언론이 아니라고 폄훼했다”며 “메시지로 반박을 못하니 메신저로 공격하자는 뻔한 수작”이라고 평가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9일 “국민을 상대로 이렇게 윽박지르는 태도는 대통령 후보의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또 “후보 시절부터 저렇게 윽박지르면, 과연 권력의 자리에서 어떨지 국민들은 좀 걱정된다”라고 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에서도 윤 전 총장을 향한 비판이 나왔다. 같은 검찰 출신이자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적폐수사를 지휘하며 문재인 정치공작의 선봉장을 자처하던 분이 고발사주 사건에 아직 직접 연루됐다는 혐의도 없는데, 갑자기 중대발표 할 듯이 언론 앞에 나타나 메이저 언론도 아닌 허접한 인터넷 언론이 정치공작 한다고 언론과 국민 앞에 호통치는 것은 든든한 검찰조직 믿고 큰소리 치던 검찰총장 할 때 버릇 그대로”라고 비난했다.
이어 “네거티브 대응은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 오늘은 실언이 아니라 옛날 버릇이 나와 큰 실수를 한 것”이라며 “여긴 군림하는 검찰이 아니라 국민을 받들어모시는 정치판”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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