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국민의힘의 두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필리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을 빗대며 서로를 비난하고 나섰다.
사건의 발단은 홍준표 의원이 1일 영아 강간·살해사건에 대해 ‘살인범을 사형시키겠다’고 한 것이다. 홍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이런 놈은 사형시켜야 되지 않나. 제가 대통령 되면 반드시 이런 놈 사형시킬 것”이라고 글을 썼다.
윤 전 총장은 이를 두고 “두테르테식”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에서 취재진에게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형사처벌과 관련한 사법집행에 대해 언급하는 게 어찌보면 좀 두테르테식”이라고 했다.
이어 “흉악범에 대한 강력한 처벌은 국민 모두가 바라는 것이고 우리 법 제도 자체가 그렇게 되도록 설계됐다”며 “시스템이 흉악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면, 대통령은 그 문제를 파악해 국회와 협조해 제도를 만들어나가는 게 낫다”고 했다.
이에 홍 의원은 “자신부터 문 대통령 지시로 보수우파 궤멸수사에 앞장섰던 지난날 적폐수사를 반성하고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는 게 순서일 것”이라고 반박했다.
홍 의원은 “오히려 문 대통령이 두테르테처럼 수사지시를 하고, 귀하는 그 집행의 선봉장에 서서 정치수사를 감행한 공로로 7단계를 뛰어넘어 검찰총장이 됐다”고 규탄했다.
이어 “조만간 부인의 주가조작사건이 현실화되고 윤우진 관여 사건이 수사완료되면, 본인이 검찰총장 시절 장모와 부인과 윤우진을 감쌌다는 의혹도 국민들로부터 받을 수 있다”며 “그걸 대비하는 게 최우선 아닌가. 나를 두테르테에 비유한 것은 오폭”이라고 말했다.
한편,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 2016년 취임한 이후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마약사범을 마구잡이로 처형했다. 필리핀 마약단속국은 5년간 수천 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지만, 인권단체는 사망자가 3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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