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법무부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을 결정한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앞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지난 9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광복절 기념 가석방 관련 브리핑을 열고 이 부회장이 대상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국가적 경제상황과 글로벌 경제환경을 고려하는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이 부회장에 대한 가석방은 사회의 감정, 수용생활 태도 등 다양한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여권 대선주자들의 반응이 엇갈렸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지난 과오를 깊이 반성하고 구시대적 경영에서 벗어나 대한민국 혁신경제 창달에 이바지하는 것이 국민에게 속죄하는 길임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대선캠프는 “국정농단 공모 혐의에 대해 사면이 아닌 조건부 석방인 만큼, 이재용 씨가 국민 여론에 부합하도록 반성,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했다.
김두관 의원은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강력 규탄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이 재벌과 결탁한 부패권력을 탄핵하고 공정한 나라를 염원했던 촛불국민을 배신하고 기득권 카르텔과 손잡는 신호탄이라고 규정하고,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무부를 향해서는 “오늘(9일)은 재벌권력 앞에 법무부가 무릎을 꿇은 치욕의 날로 기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자신이 속했던 법무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지난 9일 SNS에 “국정농단 세력의 꿀단지가 된 정경유착 공범에 대한 2년 6개월도 무겁다고 법무부가 조기 가석방의 시혜를 베풀었다”고 꼬집었다.
박용진 의원도 10일 YTN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문재인 정붕에서 재벌 총수에게 특혜조치가 이뤄졌다고 하는 건 정말 부끄러운 일이고 무릎이 꺾이는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국민이 보기엔 촛불혁명으로 겨우 다시 세운 법의 정의, 우리 사회의 공정성이 땅에 떨어졌다고, 법 앞에 모두가 평등해야 한다는 국민적 상식도 이 부회장의 가석방으로 무너졌다고 생각할 것 같다”고 했다.
국민의힘 “의미있는 결정”…일부 대선주자들은 ‘중립’
국민의힘에서는 법무부의 이같은 결정에 “코로나19 장기화와 대내외 어려운 경제여건 가운데 의미있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삼성은 국가경제,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비중을 감안해 앞으로도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도 “앞으로 전개될 반도체 전쟁에 반드시 승리해 주시기 바란다”며 이 부회장의 석방을 환영했다. 그는 이명박, 박근혜 전직 대통령의 형 집행정지도 결정해 달라고 촉구했다.
다만 일부 의원들은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 측은 가석방에 대해 “정해진 요건과 절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 그 결정을 존중한다”고 짧게 말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 캠프 측도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가적 경제상황, 글로벌 경제환경을 고려한 결정인 만큼 이 부회장과 삼성은 국가경제에 대한 큰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SNS를 통해 “삼성은 혁신으로 우리 경제에 대한 막중한 책임을 다해주기 바란다”며 “향후 우리 사회에 정경유착과, 이로 인한 권력형 비리가 완전히 사라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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