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정유진 기자]성소수자단체 ‘2021 아이다호 공동행동’이 22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유플렉스 광장에서 5월 17일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IDAHOBIT)을 기념하여 '프라이드 플래그'를 설치하고,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규탄하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회를 맡은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이하 무지개행동)' 박한희 활동가는 “오늘 기자회견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작년, 아이다호 공동행동에서는 ‘성소수자는 당신의 일상 속에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내세워 신촌역 지하철 광고를 낸 바 있다. 그러나 광고가 3일 만에 누군가에 의해 훼손되는 증오 범죄가 발생했고, 그에 대응하고자 많은 활동가·자원봉사자가 함께 광고판을 복구하고 지키고자 노력했던 곳이 바로 신촌역이다.”라며 기자회견 장소의 의미를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올해의 슬로건은 ‘우리가 여기 있다.’는 외침이다. 이 외침 속에는 사회의 차별과 편견으로 인해 드러내기 어려운 조건에도, 우리의 존재를 이 사회에 끝끝내 알리겠다는 절실함, 혐오와 증오가 위협해도, 자연사를 꿈꾸며 끝까지 살아내겠다는 절실함, 법과 제도의 형벌과 소외에 저항하며, 반드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겠다는 절실함이 담겨있다.”고 주장했다.
무지개행동의 오소리 활동가는 “저는 성소수자 차별 없는 평등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캠페인, 아이다호 공동행동 행사를 매년 진행해 왔다.”며, “올해 초 성소수자 동료들을 떠나보낸 슬픈 경험을 지나 오늘 여기서 ‘우리가 여기 있다’고 다시금 선언함으로써, 앞으로도 꾸준히 차별금지법 제정을 비롯한 성소수자 권리 향상을 위해 이제는 정부가 방관하지 말고 앞장서야만 한다고 더욱 목소리 높이겠다.”고 했다.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30분 간격으로 트랜스해방전선, 녹색당 등 각 단체가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릴레이 형식을 택한 공동행동 기자회견은 오후 2시가 되자 ‘성소수자부모모임’의 차례가 되어 지인 활동가가 “전염병으로 불만이 누적되면서, 도처에는 서로를 향한 분노와 적대가 범람하고 있다. 결국 이 모두는 사회적 소수자를 향한다.”라며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성소수자의 현실을 지적했다.
“차별과 혐오를 멈추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성토되고 있음에도, 정부와 정치권은 이를 회피하고 오히려 증오 선동과 혐오 발화를 정치적 수사로 차용하고, 이에 기대어 자신들의 기득권을 공고히 하고 있다.”며,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채용 과정에서 불이익을 당하고, 노동현장에서 차별과 혐오에 노출되는 일들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혐오적 가치관과 언동으로 누군가의 존재를 배제하고 생명과 존엄을 훼손하는 이 사회야말로 '비정상'이 아닌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어 “성소수자 혐오 반대가 곧 사회적 소수자를 향한 차별과 혐오 반대에 맞닿아 있음을, 나아가 모든 이들의 존엄과 평등을 위한 것임을 이 사회는 분명 깨달아야 한다.며, ”법적·제도적 안전망을 통해, 차별과 혐오로부터 우리의 생명과 존엄이 위협당하지 않도록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하루빨리 제정되기를 촉구한다. 모든 사람은 존엄하며 자유롭고 평등하다.“고 천명했다.
한편 주최 측은 "5월 25일부터 '우리 손으로 직접 차별금지법을 만들자'는 의미로 국민동의청원이 시작된다. '평등의 에코(echo)-100'이라는 명단에는 99명의 차별금지법 제정을 지지하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이름을 올렸으며, 100번째 자리는 바로 당신을 위해 비워두었다. ‘차별금지법 제정하자! 10만행동’과 함께 해주시기 바란다.“며 청원에 동의할 것을 독려했다.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이란?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phobia, Transphobia and Biphobia, IDAHOT or IDAHOBiT) 또는 아이다호데이는 매년 5월 17일에 전 세계적으로 열리는 행사로, 1990년 5월 17일 세계보건기구(WHO)가 동성애를 정신질환 목록에서 삭제한 것에서 유래되었다. 이름 그대로 게이, 레즈비언, 트랜스젠더 등 각종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반대하는 날로, 올해의 아이다호 공동행동 행사가 17일이 아닌 22일로 늦춰진 이유는 우천 상황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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