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정유진 기자]16일 오후 2시 여의도 이룸센터 입구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가 주최·주관하는 ‘요구안선포 및 농성결의대회 기자회견’이 열렸다. 전장연은 장애인권리 쟁취를 위하여 ‘장애인권리보장법’·‘장애인탈시설지원법’의 제정을 시급히 촉구했다.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박경석 대표는 “말로만 그러는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우리도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법·제도를 현재 문재인 정부가 마땅히 책임져야 한다”며 “우리도 시혜(은혜를 베풂)와 보호의 대상이 아닌,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권리의 땅으로 가자. 그런 정신이 ‘장애인권리보장법’에 오롯이 담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의당 장혜영 의원도 “여러분의 동지 장혜영이 투쟁으로 인사드린다”며, “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장애인 복지예산, 예산 늘리지 않고서 장애인등급제 폐지를 논하는 것은 이 얼마나 말장난에 불과한지요. 복지예산의 증액 없는 장애인 등급의 폐지는 ‘등급’을 ‘정도’로 바꿔치기한 정도의 그야말로 가짜 폐지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장애인들의 삶은 나아진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장애인도 온전한 권리를 가지고 있는 한 명의 인간, 한 명의 시민으로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 결국에는 장애인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권리를 보장하는 길임을 잘 알고 있기에 추운 날씨에 이렇게 나와 함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국회 동지로서 저도 저의 자리에서 저의 몫을 다하겠다. 탈시설장애인당의 활동도 언제나 진심으로 응원한다. 반드시 함께 하겠다”며 “투쟁!”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이원교 회장은 “언제까지 장애인은 복지라는 미명하에 동정과 시혜를 받아야 하는가”라며 “인권이 복지인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근데 왜 우리 대한민국 장애인은 인권이 권리가 아니라 복지로써 대상화되어야 하는가. 우리는 그동안 수도 없이 싸웠고 이겨왔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언제 끝날지는 모르나 우린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라며 말끝에 어김없이 “투쟁!”이란 구호를 외쳤다.
한편 사회자는 “오늘 우리는 이 자리에 농성장을 차리게 될 것이다. 서울시청 후문에도 이미 농성장이 설치되어 있다. 그곳에서 우리는 탈시설을 이야기하고 있다. 실제로 인권침해가 발생한 거주 시설 ‘신아원’에 대해 저희는 실태조사를 하고 이 시설에 대해 문제 제기하고, 당장 그 안에 계신 114명의 장애인 당사자들을 탈시설 지원할 수 있도록 서울시가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오늘의 투쟁이 얼마나 절실한지, 어떤 사람들의 삶을 하루아침에 변화시킬 수도 있는 투쟁을 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며 전장연 권달주 대표를 소개했다.
권 대표는 “정치인, 관료들은 탈시설 정책 얘기만 하면 ‘법이 없다’, ‘명분이 없다’는 말로 넘어가곤 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당당하게 탈시설지원법 쟁취해서 '거주 시설' 없는 세상, 우리가 꿈꾸는 세상 꼭 오게 할 것”이라며 “국회에 다시 한번 권리보장법·탈시설지원법 제정을 해내고야 말 것이다. 여기 있는 우리 모두를 자기가 원하는 곳에서 자기 권리 주장하며 살아가게 하고 싶다”고 발언했다.
사회자는 “이렇게 우리가 오늘 왜 여기에 농성장을 차리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나눴다. 이렇게 이야기를 나눴으면 이제 투쟁을 향한 결심이 다져졌을 것이리라 본다”며 “우리 사회에 중증장애인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동등하고 존엄한 삶을 살고 싶은 사람들이 있음을 알려서 장애인권리보장법·장애인탈시설지원법을 꼭 제정했으면 좋겠다. 이것으로 기자회견 마무리하겠다”며 박수와 함성소리와 함께 기자회견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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