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산부인과를 여성의학과로 명칭변경 하라”
청와대 국민청원, “산부인과를 여성의학과로 명칭변경 하라”
  • 김찬희 기자
  • 승인 2019.11.11 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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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뉴스=김찬희 기자]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산부인과를 여성의학과로 명칭변경 하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게시됐다. 본 국민청원은 서울시 성평등 언어사전에 기재된 ‘자궁’(子宮)의 성평등적인 표현이자 남녀 모두를 품을 수 있다는 뜻을 가진 ‘포궁’(胞宮)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청원자는 “여성은 나이, 성관계 유무, 결혼과 출생여부와 상관없이 포궁건강 진료와 의학적 치료, 적절한 조언이 필요하다”라며, “그러나 산부인과와 부인병라는 시대착오적 명칭때문에 포궁진료가 필요한 대부분의 여성들이 진료를 기피해, 해당 분야의 편견타파와 성장을 위해 재명명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청원 이유를 밝혔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실제로 2014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가임기 여성 임신 전 출산건강 관리지원 방안 연구’를 위해 성인 비혼여성 1,314명과 청소년 708명을 대상으로 한 산부인과 의료 서비스 이용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우리나라 여성들의 산부인과에 대한 인식은 전반적으로 부정적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또한, 청소년의 경우 성인여성에 비해 생식건강을 성적인 문제가 아닌 건강 관련 문제로 인식하고 있지만,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여 산부인과 이용을 망설이고 있었으며, 성인 비혼여성은 청소년에 비해 비혼여성의 산부인과 이용이 예외적인 일이 아니라 응답하였으나 산부인과 방문이 성과 관련된 측면이 크다고 느끼고 있었다고 밝혀졌다.

산부인과의 한자 명칭은 産(낳을 산) 婦(며느리 부) 人(사람 인) 科(과목 과)를 쓰고 있다. 산부인과는 사실 임신, 출산, 산욕기를 다루는 '산과’뿐만 아니라, 부인병을 다루는 '부인과'로 나뉘어져 있지만, 이와 같은 명칭 때문에 산부인과 진료를 꺼리는 일이 적지 않다.

20대 여성인 A씨는 산부인과에 대해 “이름이 그렇다 보니 어렸을 때는 문제가 생겨도 가기가 꺼려졌다”라며, “마치 임신이나 출산 때문에만 가야 할 것 같거나 성적으로만 받아들이는 사람들 때문에 인식이 안좋다”고 말했다. 모든 여성 질환에 대한 검진을 하고 있지만 인식이 그렇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청원자는 이에 “산부인과는 한자풀이와는 다르게 여성의 몸에서 발생하는 여성질환을 모두 담당하며 산부인과의 진료와 의약적 치료가 필요한 모든 여성은 산부(임신-출생 후) 상태가 아니며 모두가 부인(기혼)이 아니다. 그러므로 산부인과는 여성의학과의 큰 맥락의 하위호환이자 부속개념이다”라고 국민청원에 게시하였다.

또한, “임산부만 산부인과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더 이상 이상한 눈초리를 받으며 포궁 진찰을 기다려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나는 여성으로서 여성질환 진료를 기다릴 뿐이다”라고 밝혔으며, “산부인과를 여성의학과로 변경하고 여성질환 인식개선 캠페인으로 국민들의 인식개선이 된다면 병원의 경제적 측면에서도 이득이 있는 것은 자명하다. 인식 개선으로 여성의학과 방문률 증가는 여성과 여성의학과 종사자들 모두에게 큰 이익으로 함께할것이다”라고 청원을 끝마쳤다.

2012년에는 대한산부인과학회 주도 하에 여성의학과로 명칭을 변경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다른 진료과들의 반발에 의해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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