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김영찬 기자]최근 잠을 쫓는데 효과가 있고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지면서 카페인이 다량 함유된 커피나 음료를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와 함께 손쉽게 고카페인 음료를 구입할 수 있게 되면서 과다섭취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역시 높아졌다.
장정숙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고카페인 음료이면서도 카페인 표시 기준의 적용을 받지 않는 사각지대가 존재한다”고 15일 지적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카페인 일일 최대섭취권고량은 성인 400mg 이하, 임산부 300mg 이하, 어린이 2.5mg/kg 이하로 정하고 있고 해외 주요국가들 역시 비슷한 기준을 적용 중이다.
또한 식약처는 고카페인 식품의 과다한 섭취를 방지하고 소비자 식품 선택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카페인 표시 기준을 설정하고 있다.
현행 ‘식품 등의 표시기준’, ‘축산물의 표시기준’에 따라 카페인 함량을 ml 당 0.15mg 이상 함유한 액체식품은 “어린이, 임산부, 카페인 민감자는 섭취에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등의 문구 및 주 표시면에 ‘고카페인 함유’와 ‘총 카페인 함량 OOOmg'을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하지만 의약외품의 경우 식품과는 별개로 취급받아 카페인 표시기준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피로회복제 또는 자양강장제로 널리 알려진 박카스는 현재 마트나 편의점에서 손쉽게 구매 가능하지만 식품이 아닌 의약외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카페인 함량만 기재할 뿐, ‘고카페인 함유’나 ‘섭취 주의문구’는 기재하지 안항도 되는 것이다.
특히 박카스의 한 병당 카페인 함량은 30mg이지만 동일 기준(ml)으로 계산했을 시 시중에 판매 중인 에너지드링크에 비해 카페인 함량이 비슷하거나 높은 편이다.
또한 커피전문점과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테이크아웃 원두커피의 경우에도 가공식품이 아니라는 이유로 카페인 표시기준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지난 2월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매장 수 상위 15개 커피전문점이 판매하는 테이크아웃 원두커피 중 ‘아메리카노’의 편균 카페인 함량은 0.45mg/ml로 모두 고카페인 제품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테이크아웃 ‘아메리카노’의 평균 카페인 함량 역시 0.40mg/ml에 달했다.
하지만 현재 식약처는 커피전문점과 편의점이 식품위생법 상 각각 ‘휴게음식점’ 혹은 ‘식품자동판매기’ 형태로 영업 중이고 테이크아웃 원두커피는 조리식품으로 분류된다는 이유로 카페인 표시를 사업자 자율에 맡기고 있다.
이에 장 의원은 “대다수의 커피전문점이 ‘고카페인’ 표기나 섭취 주의사항 등을 표기하지 않는 등 카페인 함량 정보제공에 소극적이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같은 고카페인 음료라도 식약처의 제각기 다른 관리기준으로 인해 표시 기준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것을 국민 혼란을 부추기고 과잉섭취를 조장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정확한 정보를 알고 스스로 적정 섭취량을 지킬 수 있도록 기준을 일원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9월 3일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고카페인 음료 과소비 방지 방안’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이 전체의 67.5%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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