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 김태수]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이 딸을 그룹 계열사인 금호리조트의 상무로 입사시킨 사실에 대해 "예쁘게 봐달라"고 기자회견에서 공개적으로 해명했다. 그룹 경영에 대한 박상구 회장의 인일한 일면을 보여주는 행태라는 지적과 함께 국민의 비판적 시각이 커지고 있다.
대기업 총수가 그룹사의 임원 자리를 경영 경험이 없는 마흔살 된 가정주부 딸에게 사회생활을 시키고 월급 주는 자리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갖게하는 대목이다.
이같은 행태가 결국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겪는 경영위기의 단초가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박삼구 회장은 지난 4일 기내식 대란 사태에 대한 사과 기자회견에서 딸의 낙하산 인사 논란에 대해 "아들 하나, 딸 하나 있다. 만 40세로 여러 가지 상황을 봐서 인사발령을 내 열심히 가르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들이나 딸이나 지탄받는 일을 한다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예쁘게 봐줬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그는 "그룹의 중요 자리에 둔 것은 아니다. 리조트는 그룹으로 보면 작은 회사다. 거기서 훈련을 하고 인생공부도 하고 경영공부를 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참으로 실망스럽고 국민을 화나게 하는 발언이 아닐 수 없다. 결국 대기업 총수가 그룹 계열기업을 개인사업체 정도로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을 일게 하는 대목이라는 점에서 비판적 논란으로 불거진 것이다.
지금 국민들은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의 갑질행태에 분노와 함께 비판의 눈길로 지켜보고 있다. 국가와 국민이 국가 기간산업을 위해 키워 준 두 항공사가 국민적 비판에도 아랑곳없이 도넘은 슈퍼 갑질을 일삼고 있다는 지적이 정치권에서 조차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권은 논평까지 내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은 승객의 불편은 물론 협력업체 사장의 목숨을 앗아갔다. 원인은 돈벌이에 급급한 아시아나의 불공정한 경영방침에 있다. 승객들은 안중에도 없었다"면서 "이제 국민들은 도시락 싸들고 비행기를 타야 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협력업체 사장의 죽음이 아시아나가 중소기업과 맺은 불공정 계약 때문이라는 지적인 것이다.
대한항공에 대해서도 "대한항공은 땅콩회항과 세금 탈루, 폭언과 폭행 등 오너일가의 슈퍼 갑질 행태가 낱낱이 밝혀지는 순간에도 대한항공 직원 4명에게 보복성 인사 조치를 내렸다."면서 "언제까지 보복이 두려워 마스크 쓰고 촛불 들어야 하는가"고 한탄했다.
이제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고 있는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의 갑질 행태가 다시는 재발되지 않게 철저한 조사와 함께 법적 조치가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대기업 총수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기업의 숨겨진 이익을 가로채는 행태는 원천적으로 근절돼야 한다.
지난 6일에는 아시아나 직원들의 첫 촛불집회가 열렸다. 대한항공에 이어 아시아나항공도 촛불집회를 통해 총수일가의 경영실패와 불공정 행태를 공개적으로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과거에 비해 기업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촛불이 세상을 바꾸는 시대에 대기업 총수만 변하지 않고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직원을 존중하고 합리적인 경영을 추구하지 않는다면 조직 내의 저항은 더 심해질 것"이라는 한 집회자의 말이 의미심장하다.
필자: 김태수
한국인터넷신문기자협회 사무총장/전 세계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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