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연미란 기자]참여연대와 금융정의연대가 신한사태를 벌이고 ‘치매 증상’을 빌미로 검찰 조사를 미뤄온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77)에 대한 엄정한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신한사태는 신한 내부 비리 사건으로, 지난 2010년 신한은행이 전임 은행장인 신상훈 당시 신한지주회사 사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며 시작됐다.
9일 참여연대와 금융정의연대는 라 전 회장의 최근 행보를 들어 “중증 치매라서 검찰 수사를 받을 수 없었다고 밝힌 라응찬 전 회장의 설명과 달리 농심 사외 이사(논란이후 자진 사퇴)를 수락하고, 11시간 정도의 검찰 수사를 받는 등 건강해 보였다”며 “그동안 왜 검찰이 라응찬 전 회장을 소환조차 하지 않은 것인지 강하게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검찰 측은 이들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지난 2일 해명 자료를 내고 “라응찬 전 회장의 알츠하이머 여부에 대해 주치의 서울대병원 의사에게 확인한 바 외견상으로는 정상인과 유사하게 보이나 기억력 테스트 검사 결과에 의하면 기억력 저하가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참여연대의 고발(2014.10.14.) 이후 필요한 조사를 엄정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참여연대 등은 다시 이 해명자료에 대해 “검찰은 라 전 회장을 소환조사하지 않았던 그 동안의 이유를 부인하기만 했지, 그 전후 사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생략돼 있다”고 재반박했다.
이들은 특히 검찰이 “라 전 회장이 법원 증인 출석 때만 해도 괜찮아 보였는데, 검찰 관계자가 직접 자택에 가서 이야기를 나눠봤더니 기억을 못하는 등 정확한 진술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라는 발언을 몇몇 언론에 해놓고 최근 논란이 되자 입장을 번복했다며 “검찰이 관계자를 라 전 회장 자택에 보내 상태를 살피는 과잉 친절함을 베풀었는지에 대해서는 어떠한 해명도 없다”고 꼬집었다.
이를 바탕으로 “라 전 회장이 MB정권 시절 내내 정권과 검찰 핵심의 비호를 받았고, 그것이 지금까지도 일선 검찰에게 영향을 끼쳤다고밖에 볼 수 없다”며 “검찰이 이번에도 라 전 회장 등의 중요 불법․비리 행위들에 대해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엄벌을 추진하지 않는다면 법무부 등에 담당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부에 대한 총체적인 감찰을 요청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또 이들은 이날 라 전 회장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 등이 신상훈 전 사장을 쫓아내기 위해 신한사태 관련 피해자들(고객들)의 개인 신용정보를 불법적으로 조회하고 사찰했다며 이들을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와 함께 MB 정권에 대한 라 전 회장의 로비 의혹도 제기됐다. 이들은 “신한은행 간부급 직우너 제보에 따르면 신한사태 발생 직후인 2010년 11월께 라 전 회장이 예고 없이 중국을 방문해 류우익 당시 주중 대사를 만나 신한사태 관련 로비를 했다고 한다"며 "라 전 회장은 MB정권 당시 '영포라인'과 '상촌회'(상주촌놈회)의 비호를 받는다는 의혹이 끊이질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류 전 대사와 라 전 회장이 모두 상촌회 회원이라는 점 등을 종합하면 로비 의혹은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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