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서지연 기자] LG유플러스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구본무 LG 회장의 책임을 촉구하며 무기한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원청인 LG유플러스는 "원청업체로서 할 수 있는 것은 다했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투쟁문화제 및 단체 농성을 진행하던 2일, <에브리뉴스>가 LG쌍둥이 빌딩 현장을 찾았다. 이들은 앞서 이날 오전 11시, 용산구 한남동 구본무 회장 자택 앞에서 1차 단체 농성을 벌였다.
◆“우리도 사람이다. 사람답게 살고 싶다”
현장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함성소리로 가득했다. 길어진 농성으로 몇몇 노동자들은 지친 얼굴이었지만 이들은 ▲다단계 하도급 구조개선 ▲업체 변경 시 고용 승계 ▲원청 직접 고용 등 메세지를 분명히 밝혔다.
이들은 100여 일 넘게 장기파업을 벌이고 있지만 사측의 입장은 변함 없는 상태. '진짜사장'인 LG유플러스는 이들은 회사 직원이 아니라 하고, '바지사장'인 하청업체들은 결정권한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들은 왜 구본무 회장을 언급했을까. 우병철 LG유플러스 비정규직지부 선전부장은 “원래는 구본무 회장을 먼저 얘기하지 않았는데 투쟁하는 과정 속에서 우리들의 책임자가 구 회장인 것을 알았다”며 “보유중인 주식을 따져봤을 때 실질적인 책임자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생계위해 야간 대리운전 하는 노동자 많아
교섭이 지연되는 동안 노동자들은 생계문제, 건강악화 등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비정규직 노동자 이 씨는 “생계를 위해 낮에는 농성을 하고 밤에는 대리운전을 한다”며 한숨을 쉰 뒤 “농성이 길어지면서 생계문제로 인해 인원이 줄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에 대해 우 부장은 “우리는 LG의 당연한 정직원이라고 생각하고 10년 넘게 일해 왔는데 회사에선 하청업체 직원이라더라”며 “하청업체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LG유플러스 본사에서 지침을 내려줘야 가능하다”고 농성의 이유를 거듭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6개월간 교섭을 했지만 들어주는 사람은 없었다. 지난해 10월 초 쟁의행위에 돌입, 같은 해 11월에는 전면파업을 시작했지만 해가 바뀌어도 LG구본무 회장은 여전히 이 문제에 대해 뒷짐지고 있다.
이와 관련 사측 관계자는 “대화로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다”며 “현재 경총(경영자총협회)이 대리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는 원청업체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LG유플러스는 경총(경영자총협회)을 협력업체로 내세워 협상 권한을 위임했다. 경총 측의 얘기를 듣고자 통화를 시도했지만 공식적인 입장은 들을 수 없었다.
한편 LG유플러스 노조와 함께 희망연대노조소속인 SK브로드밴드 노조도 2일부터 SK서린빌딩(본사 앞)에서 무기한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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