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천 서창동 원장들 담합 ‘비리 S어린이집 원장 구하기’
[단독]인천 서창동 원장들 담합 ‘비리 S어린이집 원장 구하기’
  • 연미란 기자
  • 승인 2015.01.26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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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창동 어린이집 원장들, 논란 확대되자 학부모 불러 '사죄'
▲ 인천 서창동 인근 어린이집 원장들이 ‘비리 백화점’으로 논란이 된 S어린이집 원장을 돕기 위해 채팅방에서 힘을 모을 것을 도모하고 있다. <에브리뉴스>가 입수한 원본 채팅창 사진에는 10명의 ‘00원장님(어린이집 이름+원장님)’들이 “힘이 될 수 있으면 돕자”는 등의 대화를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에브리뉴스[=독자제공]

[에브리뉴스=연미란 기자]부실 급식, 서류조작 등의 비리로 논란이 된 인천 S어린이집 원장을 돕기 위해 인근 지역 원장들이 담합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이 지역 원장들은 단체 채팅방을 통해 S어린이집 원장 구하기에는 총력을 기울이는 반면 비리를 고발한 보육교사와 일부 학부모의 행동은 지적하고 있어 '제식구 감싸기' 논란에도 휘말렸다.

26일 인천 서창동 지역 학부모와 관련 커뮤니티에 따르면 이 지역 어린이집 원장 10여 명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 “우리 모두 힘이 될 수 있으면 (S어린이집 원장을) 돕자”고 중지를 모았다가 해당 글이 온라인상에 유포, 논란이 확산되자 학부모들을 불러 모으는 등 수습에 나섰다.

현재 온라인 사이트에는 군데군데 모자이크 처리된 채 채팅방 대화 목록들이 올라와 있다. <에브리뉴스>가 입수한 원본 채팅창 사진에는 10명의 ‘00원장님(어린이집 이름+원장님)’이 속해 있다. 10곳은 논란이 된 S어린이집 인근에 위치해 있다.

이 채팅창에서 D어린이집 원장은 S어린이집 사태를 두고 “우리(어린이집 원장 10명)가 뭐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요?”라는 글을 시작으로 H원장은 “S(보육)교사가 그 잘난 엄마와 함께 사건 일으킨 거라네요. 우리 모두 힘이 될 수 있음 도와요”라고 화답하고 있다.

이 대화에 따르면 인근 어린이집 원장들은 S어린이집에서 발생한 비리를 감싸주고 이를 보육교사와 학부모간의 담합으로 치부하고 있다. 비리 내용을 보고 충격을 받거나 반성을 하지 않으면서 유사 비리가 S어린이집뿐만 아니라 인근 어린이집에도 독처럼 퍼져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들게 만들고 있다.

특히 H원장은 이를 고발한 보육교사 및 학부모의 행동을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 원장은 “그 여자(S어린이집을 고발한 것으로 추정되는 학부모) 애를 어찌 보내려고 그런지 어느 원에서 보육하겠어요. 애가 불쌍하네요. 엄마 성격 저러니”라며 잘못의 원인을 학부모로 돌리는 뻔뻔함마저 보이고 있다.

인근 A원장은 이를 받아 “도와줄 일이 어떤 게 있는 지 고민 중”이라며 “일단 엄마들이(S어린이집과 원장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용은 캡처해서 보내 드렸다”고 말하고 있다.

인근 어린이집 학부모들이 “우리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원장)은 그렇지 않겠지..”라는 마음으로 원장에게 고민과 불만, 의심들을 털어놨지만, 오히려 원장은 이를 캡처해 S원장이 훗날 경찰 조사에서 불리하지 않도록 ‘숨은 조력자’ 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단체 메시지가 캡처된 사진은 해당 지역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전파됐고, 학부모들에게도 전달됐다. 이에 놀란 원장들은 즉각 자신들이 운영하는 어린이집 학부모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해명하겠다며 자리를 마련했다.

A원장이 속한 어린이집은 지난 23일 저녁 7시 학부모들을 불러, “학부모입장에서 한 말”이라는 앞뒤가 맞지 않는 해명 끝에 “처신을 잘 못 한 거 같다. 앞으로는 언행을 조심하겠다”고 사죄했다. 채팅방에 있던 어린이집 원장들도 각각 학부모와의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비리 S어린이집’에 이어 인근 지역 어린이집 원장들의 이 같은 행태에 학부모 중 일부는 이사까지 결심했다. 한 학부모는 기자와 만나 “나머지 원장들이 비리를 저지른 건 아니지만, S어린이집의 비리 문제를 감싸는 (인근 지역 어린이집) 원장들의 행동은 분명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앞서 S어린이집에서 근무하던 보육교사는 냉동밥, 현장학습 서류조작, 한겨울 아동방치, 보육교사 임금 체불 등을 고발한 뒤 해당 어린이집을 그만 둔 것으로 전해진다. S어린이집 관할인 남동구청은 학부모들로부터 이 같은 의혹을 전해들은 뒤 경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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