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나 게임해” ‘겜밍아웃’, 중독물질 아닌 문화다
“솔직히 나 게임해” ‘겜밍아웃’, 중독물질 아닌 문화다
  • 박효길 기자
  • 승인 2015.01.15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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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밍아웃’ 확산, 김광진 의원 “나도 게임인입니다. 나도 당신도 ‘게임인’ 입니다.”
▲ ⓒ게임인재단

[에브리뉴스=박효길 기자] # “자네 술은 하나?”, “아뇨”, “담배는 하나?”, “아뇨”, “그러면 무슨 낙으로 사나?”, “게임 합니다” 그 때 장모님 표정이 나라를 잃은 표정이었다.

한 게임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모 회원이 자신과 장모사이의 대화라고 밝힌 이야기다. 많은 기성세대들은 게임에 대해 ‘술, 담배 보다 더 나쁜 것’ 또는 ‘어린 애들이나 하는 수준 낮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 속에서 게임에 대한 규제가 생겨나고 국내 게임 시장은 위축돼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변화를 바라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게임인재단에서 지난 6일부터 시작된 ‘겜밍아웃’이 그것이다. 겜밍아웃은 게임+커밍아웃으로 자신도 게임을 즐긴다고 고백하는 것을 말한다. 이미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비롯해 많은 유명인들이 참여한 가운데 어제 14일 기준 겜밍아웃 캠페인 동영상 유튜브 조회수가 25만 건, 페이스북 좋아요 1500개, 댓글이 1만 건을 돌파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기존 한국 게임에 대한 부정적 분위기를 바꾸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페이스북

또한 지난 2013년1월8일 손인춘 새누리당 의원을 비롯한 17명의 국회의원은 ‘인터넷게임중독 치유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이 법률안에는 인터넷게임 관련사업자에게 연간 매출액의 1%이하 범위에서 인터넷게임중독치유부담금을 부과한다는 점, 셧다운제를 밤10시부터 아침7시로 확대 적용한다는 점 등 게임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지난 2011년11월부터 게임 강제적 셧다운제가 국내에서 시행되고 있다. 게임 셧다운제는 만 16세 미만의 청소년은 밤12시부터 아침6시까지 게임을 강제적으로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제도로, 지난해 4월24일 헌법재판소에서 '합헌' 판결까지 내려져 더 이상 재론이 어렵게 됐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정부는 ‘인터넷 게임 디톡스 사업’을 펼치고 있다. 정부가 게임을 중독물질로 규정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연구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인터넷 게임 디톡스 사업은 과학적인 자료에 근거해 인터넷 게임 중독의 원인·발병 구조를 규명하고 원인별 맞춤형 치료와 예방을 하자는 취지로 미래창조과학부와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등 여러 부처가 참여하는 사업이다.

게임업계는 반발하고 나섰다. '인터넷·게임 중독 디톡스 사업이 실효성 없는 무의미한 연구고 게임이 중독을 야기하는 물질이라는 낙인만 찍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원인이다. 해당 연구가 게임산업을 옥죄는 또다른 규제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아 업계가 우려하는 것.

▲ ⓒ게임인재단

이러한 게임에 대한 각종 규제 또는 규제 움직임으로 인해 국내 게임 산업은 타격을 입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게임시장은 9조7198억 원으로 2012년 대비 -0.3% 성장하면서 최근 몇 년동안 10% 유지해온 성장세가 꺾였다.

국내 게임 분야 중 특히 온라인 게임이 제일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 2013년 온라인 게임시장은 2012년 대비 19.6% 감소한 5조4523억 원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국내 전체 게임시장의 56.1%를 차지한다. 2011년까지 70%를 차지하던 온라인 게임은 셧다운제가 실시 후 2012년 69%, 2013년 56.1%까지 떨어졌다. 또한 한콘진은 지난해 국내 게임시장은 -1.8%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규제로 인한 게임산업 침체 분위기 속에 게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는 움직임이 겜밍아웃이다. 게임인재단이 펼치고 있는 겜밍아웃 캠페인 동영상에서 게임해설가 온상민과 BJ 양띵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람들은 게임이 쓸모없고 나쁘다고 말하지만 입시, 취업, 승진 등 사람들은 스트레스로 가득한 이 치열한 삶 속에서 게임은 재밌다는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는 매체입니다. 하루가 끝나고 즐기는 달콤한 휴식이 되기도 하고 비할 데 없는 짜릿한 성취감으로 우리를 즐겁게 해주며 새로운 세상과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반복된 일상을 벗어난 새로움을 느끼게 하고 용사, 모험가, 개척자 우리가 원하는 그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멋진 세상이 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게임은 언제나 자신이 더욱 더 즐겁고 행복하기를 바라는 사람의 자연스러운 본성을 다양한 방법으로 충족시킬 수 있는 이 시대의 새로운 문화입니다. 게임을 즐기는 우리는 마약에 빠진 중독자도 아니고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은 패배자도 아니라 남들과 똑같이 더 즐겁고 행복한 삶을 위해 게임이라는 행복한 문화를 즐기는 또 하나의 문화인입니다. 게임의 가치를 믿고 보다 즐거운 삶을 위해 당당하고 떳떳하게 게임을 즐기는 우리가 바로 진정한 게임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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