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연미란 기자]“현장조합원들의 지적과 질책처럼 하청노동자들과 연대투쟁의 기반을 만들지도 못했고, 하청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한 문제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점에 있어 송구스럽고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정병모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은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부결에 드리는 글’에서 “조합원 동지들 정말 수고 많으셨다”며 “아쉽게도 조합원 동지들의 거침없는, 힘찬 투쟁만큼 성과를 내지 못한 점을 겸허한 마음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임단협 부결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정 위원장은 “(7일 진행된) 찬반투표에서 부결된 임단협안은 저 역시 아쉬움이 많다”면서도 ▲상여금 700%를 통상임금에 포함 ▲혹서기 휴게기간 연장 등을 거론하며 성과가 있었음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임금삭감 없는 정년연장은 관철을 못했지만 뭉텅 깎이던 임금을 덜 깎도록 일부분 회복시켰다. 당장 턱없이 낮은 임금을 제대로 보전해주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면서도 “이는 ‘임금체계 개선 노사공동위원회’에서 초임조정 및 임금격차 해소를 하기로 합의했다”고 조합원들을 달래며 임금인상 부족분을 반드시 채우겠다고 약속했다.
또 정 위원장은 ▲일시금·격려금이 회사의 벽을 넘지 못한 점 ▲연봉제 저지 실패 ▲연대추쟁의 기반을 만들지 못한 점 ▲처우개선 문제 해결 미비 등을 거론, 부결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송구스럽고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과대평가도 문제지만 우리 모두가 이루어 낸 성과를 깎아내리는 것은 심각한 오류”라면서 부결이 노노(勞勞) 갈등으로 확대되는 것을 우려한 뒤, “반성으로 시작하겠다. 20대 집행부 다시 일어서 열심히 투쟁하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한편 현대중공업 노조가 지난 7일 실시한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결과, 전체 조합원 1만6천762명 중 1만5천632명(투표율 93.26%)이 투표에 참여해 1만390명(66.47%)의 반대로 부결됐다. 찬성에 손을 든 조합원은 5천183명(33.16%)이다. 사측은 이 같은 결과에 "최선을 다 했지만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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