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연미란 기자]생활고에 시달리는 예술인을 지원하기위한 관련 예산이 늘었지만, 최저임금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생활고를 겪는 예술인을 지원하는 창작준비금(긴급복지지원금)을 기존 81억원에서 110억원으로 늘려 예술인의 창작안전망을 구축할 방침이지만, 이는 사회보험 가입지원 등 다른 사업의 규모를 줄인 것이어서 무늬만 복지라는 얘기가 나온다.
10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의 '2015년 예산안' 자료에 따르면 '창작안전망 구축 사업' 관련 예산은 205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5억원(2.5%) 증가한 수치다.
세부적으로 창작준비금 지원예산을 지난해 대비 29억원 늘린 110억원으로 증액해 고용보험 가입이 어렵고 경제적으로 열악한 상황의 예술인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관련 지원 대상 예술인은 1,600명에서 3,500명으로 확대된다.
그러나 증액 비율인 2.5%는 예측물가상승률인 2.3%와 큰 차이가 없어 현상유지 수준에 불과한 데다 내년도 최저임금 상승률인 7.1%에 1/3 수준으로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예술인 복지 정책을 강조하며 예산을 늘렸지만 세부 내역을 보면 창작준비금 확대 명목으로 예술인의 직업역량 강화, 사회보험 가입 지원 등의 예산은 오히려 삭감했다. 복지지원금을 증액하기 위해 사실상 예술인복지 사업의 예산을 줄이면서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괴는 격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사업 내 조정을 통한 예산의 이동일 뿐 실제 증액의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박근혜 정부가 ‘예술인 창작안전망 구축’을 취지로, 2013년 144억원이었던 예산을 올해 200억원으로 늘린 것에 비하면 내년도 증액비율은 그에 비해 현저히 낮다. 문제는 문화예술인의 생활고를 방지하기 위해 제정된 예술인 복지법(일명 최고은 법)이 부족한 예산 때문에 지원 대상의 문턱을 높였다는 의혹이 제기된 터라 정부가 사실상 예술인 복지의 실천을 방기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예산감시네트워크와 문화연대 측은 이와 관련 “하반기(9월12일)에 종료된 긴급복지지원 예산은 사업 내 조정이 아니라 오히려 예술인복지 정책의 성숙을 통한 동반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문체부 예술정책과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예술인의 직업역량 강화, 사회보험 가입 지원 등의 예산이 줄어든 것은 맞다"면서도 "창작준비금의 수요가 많아 관련 항목인 '창작역량 강화'의 예산을 늘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업 성과에 따라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예산 증액이 최저임금 상승률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과 관련해선 “ 정부가 만든 예산은 애초 300억원 가량이었다”면서 “기재부가 정부안을 놓고 심의하는 과정에서 줄어 들었다”고 해명했다.
< 저작권자 © 에브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기사제보 : 편집국(02-786-6666),everynews@everynews.co.kr >
에브리뉴스 EveryNews에서는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받습니다.
이메일: everynews@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