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연미란 기자]공무원연금 개혁방안에 대한 여야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내년 총선과 후년 대선 등 굵직한 선거 앞에서 공무원연금을 둘러싼 여야의 정쟁이 샅바싸움으로 치달으면서 공적연금의 취지가 길을 잃고 있는 양상이다.
24일 국회 안안정행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공무원연금 개혁 방향 및 세부 사항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새누리당은 9조8000억 원에 이르는 개정 문제의 심각성을 거론, 강도 높은 개혁을 지지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개혁에 따르는 공무원들의 사기진작 방안의 부재 등 대안 마련이 우선이라며 지적에 나섰다.
◆ 새누리당, “연금수급자 증가…미래세대 재정부담 가중”
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이날 질의서를 통해 "공무원연금 제도의 꾸준한 개혁에도 불구하고 불균형 수급구조와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연금수급자 증가 등으로 공무원연금에 대한 국민과 미래세대의 재정부담은 갈수록 가중될 전망”이라며 “연금제도 개혁을 더 이상 늦추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정부안을 토대로 국민연금과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연금 수급 연령↑·유족연금 급여율↓ 조정 ▲기여금 납부기한 40년 연장 등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같은 당 정용기 의원도 마찬가지로 "공무원연금 기금조성의 한 축을 담당하는 정부 부담금의 미납액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최소한의 기금적립조차 어려워진 상황에서 연금 운용을 어떤 방향으로 해나가야 할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7일 안행부는 한국연금학회안을 토대로 한 ‘43% 더 내고 34% 덜 받는 방안’을 골자로 ▲물가상승률 이하로 변경 ▲고액수급자 249명 수급액 10년 동결 ▲기여금 납입기간 33년→40년 확대 ▲재정안정화 목적 3% 연금수령액(해마다 조금씩 줄어든다) ▲민간기업 퇴직금 수준의 퇴직수당 등을 담고 있다.
현재 여당 내에선 정부안이 “재정 절감 효과에 미흡하다”면서 사실상 수정안을 요구한 상태다.
◆ 새정치연합, ‘공무원연금과 형평성’ 프레임 “근본적 함정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개혁방향에 앞서 여당의 ‘공무원연금과 형평성’ 프레임의 오류를 지적했다.
주승용 새정치연합 의원은 "그간 공무원연금 개혁론자들이 내세운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논거가 됐던 '국민연금 평균수령액에 비해 공무원 3배 가까이 많이 받는다는 주장'에 근본적인 함정이 있다"고 주장하며 "2010년 시행된 공무원연금법을 적용, 9급 공무원퇴직연금을 계산해보면 20년 가입기준 72만원에 불과해 더 내려가면 연금으로서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미 국민연금보다 못한 수준으로 삭감된 것을 또다시 대폭 삭감하겠다는 것은 연금을 없애겠다는 것과 같다"고 지적한 뒤 "청와대와 정부여당의 공무원연금개혁 추진은 정당성이 결여된 정치적 노림수일 수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야당 간사인 같은당 정청래 의원도 "2015년 임용되면 두 배 더 내고 고작 20만원을 더 받아간다”며 개혁과 함께 적절한 보상 방안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정 의원은 “새누리당 내에서도 ‘졸속 준비, 쾌속 통과 개혁안’에 대한 이견이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안규백 새정치연합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공무원 연금 개혁 방안과 관련, ‘더 내고, 더 받는’ 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인 바 있다. 이 방안은 많이 낸 만큼 더 받는 방안이다.
‘더 내고 덜 받는’ 정부안과 전면 배치되는 방안으로 공적연금 개혁에 대한 샅바싸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안 원내수석부대표는 당시 “워낙 방대한 내용이고 이해관계가 첨예하기 때문에 권위 있는 분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청취한 다음에 국민적 공감대를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며 밀실논의로 비판받고 있는 당정의 빈틈을 파고 들었다.
사실상 정치권을 비롯 이해당사자인 공무원 단체, 학계와 전문가 등 각계각층이 참여한 가운데 합의점을 도출하겠다는 의미다.
한편 새누리당은 23일 공무원연금 개혁 TF(Task Forece)를 공식 출범하고 첫 회의를 열어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마련에 착수했다. 새누리당은 TF회의를 통해 한국연금학회안, 정부안, 당 경제혁신특위에서 마련된 비공개 안 등 3가지 안(案)을 검토하고 매일 회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연내 처리를 목표로 하는 만큼 개혁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새정치연합은 강기정 의원을 단장으로 TF구성을 마쳤으며, 오는 27일 첫 회의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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