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연미란 기자]정부가 전·월세난으로 힘든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장기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 대책 마련에 나섰으나 시장에서의 평가가 갈리고 있다.
2일 관련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대출규제 완화와 장기임대주택 공급 확대, 주거비 부담 완화 등의 내용을 담은 9·1부동산 대책을 마련했다.
그러나 서민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한 방안이 대출 완화를 전제하고 있어 안정적인 주거 대책으로 자리잡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수급 불균형과 가격 상승 등으로 매매로 돌아서는 수요에 대한 지원도 부족하다는 평가다.
정부가 발표한 대책은 이달부터 시작한 0.2%금리 인하에 맞춰 ‘내집 마련 디딤돌 대출’을 완화시킨 것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실제 디딤돌 대출의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대출비율(LTI)도 시중은행과 비슷한 수준으로 조정된다.
아울러 전셋값과 은행 대출 등을 빼면 남는 게 없는 이른바 ‘깡통전세’로부터 세입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전세금 반환 보증의 보증금 한도를 상향 조정키로 했다. 수도권은 3억 원→4억 원으로, 나머지 지역은 2억 원→3억 원으로 상향한다.
특히 취약계층을 위한 대책도 마련됐다. 가령 주택담보 대출을 받은 후 제때 갚지 못해 집이 경매에 넘어갈 경우 대출을 받은 사람의 상환 의무를 줄여주는 ‘유한책임대출(비소구대출)’은 부부합산 연소득 4000만 원 이하의 경우로 제한했다. 쪽방·고시촌 등 최저 주거기준에 미달하는 비주택 거주자(전체 가구의 1.3%)에게는 매입·전세 임대주택을 우선적으로 공급하고, 임대보증금도 현행 100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낮춰 부담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부의 안이 서민들을 위한 대책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부동산 관계자는 “전세 수요자가 매매 움직임을 보이거나, 주택 보유자가 이사를 할 때 취·등록세 등 세금 부담을 완화해주는 게 더 실질적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번 대책은 신규 아파트 분양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져 실제 서민 주택 안정에 도움이 될 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정부는 전세 물량 공급을 늘이겠다는 명분 아래 오는 9월과 10월 매입·전세 임대주택 1만2천 가구를 집중공급할 예정이다. 해당 주택들은 기초생활수급자, 보호대상 한부모가족 등에게 우선 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공임대리츠(최대 5만호), 민간제안 리츠(최대 2만호), 수급조절리츠(1만호·한국토지주택공사 분양물량 일부를 수급조절 리츠를 통해 임대로 전환) 등도 임대 자격이나 거주기한 등이 정해져 수혜 계층이 제한적이란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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