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연미란 기자]내년 연말정산 때 예상보다 세금을 더 내는 직장인들이 늘어 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연봉 5천500만 원 이하 근로소득자의 증세가 없다고 한 정부의 주장과 전면 배치되고 있어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5일 한국납세자연맹은 회원 1만682명의 연말정산을 분석해 연봉 3천만 원~4천만 원인 근로소득자는 내년 총893억 원의 세금을 토해내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1인당 평균 5만6천642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연봉 3천만원~4천만원인 근로소득자 42%는 세액이 1만원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미혼자는 66%, 맞벌이는 38%, 홀벌이는 13%다. 심지어 지난해 세법개정에 비해 미혼자와 맞벌이에 더 불리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예상된다.

정부는 연봉 6천만~7천만원의 근로소득자의 증세를 3만원으로 예상했으나, 연맹 자료에 따르면 7만7천769원에 달했다. 2.6배나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이를 토대로 납세자연맹은 정부가 발표한 세수 추계결과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연맹 측은 “정부가 발표한 세수 추계결과는 고작 18% 정도의 근로소득자에게만 부합한다”며 "정확한 추계를 위해서는 국세청이 가진 실제 연말정산 자료를 가지고 일정한 인원의 합리적인 표본으로 추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16개 소득구간별로 1명씩만 국세통계연보 상 평균값을 활용해 세수증감 효과를 추계해 이 같은 오류가 벌어졌다는 게 연맹 측 설명이다. 이 경우 정부 발표 세수 추계금액의 ±20% 이내에 해당하는 사람은 18%에 불과하지만, 이를 벗어나는 사람은 82%나 된다는 것이다.

기재부 측은 연맹의 이 같은 주장과 관련, "정부는 지난해 세법개정안에서 3천만∼4천만원 급여 구간 근로자 159만명에 대한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1인당 평균 세부담 효과를 상세히 추계해 세부담이 증가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며 "개인별로 부양가족 여부나 공제 신청 내역 등에 따라 실제 공제액의 크기는 다를 수 있다"고 일부 인정했다.

다만 "연맹이 주장한 3천만∼4천만원 급여자는 면세점인 '4인 가구 기준 약 2천800만원'에 근접한 근로자로 부양가족 여부, 공제신청 내역 등에 따라 개인별 세부담 효과가 굉장히 다르다"며 893억 원의 세부담이 아닌 오차 발생 가능성이라는 주장이다.

김선택 한국납세자연맹 회장은 "작년 세법개정은 10개 이상의 소득공제 항목이 개정됐고,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바뀌어 정부 추계방법의 신뢰도는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며 "정부와 국회차원에서 세수 추계검증조사단을 만들어 정부 세수 추계의 적정성을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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