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박정은 기자] 지난해 재보선으로 국회에 입성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대표의 운명이 공교롭게도 이번 7.30 재보선을 통해 극명하게 갈렸다.
이번 재보선 결과가 지난 지방선거와 달리 여권 압승으로 선명하게 결론나면서 김 대표는 갓 출범한 김무성호를 새누리당에 무난히 안착시킨 반면 안 대표는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지난 4개월여 간 수행한 대표직을 내려놓게 됐다.
김 대표는 재보선 준비로 미뤄놨던 당직 개편에 속도를 낼 전망이며, 안 대표 사퇴로 새정치연합은 당분간 비대위 체제로 운영되며, 차기 당권을 둘러싼 갈등이 고개를 들 전망이다.
지난해 4.24 재보선에서 김 대표는 이재균 새누리당 전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공석이 된 부산 영도구에 출마해 60%가 넘는 높은 득표율로 당선됐다.
안 대표는 이른바 '삼성 X파일 사건'의 떡값 검사의 이름을 공개하며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한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서울 노원병에 출마해 역시 60%가 넘는 득표력을 보이며 당선됐다.
두 사람은 재보선 당선 이후 6월즈음 김 대표의 제안으로 ‘재보선 동기’ 모임을 가져 한 차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 대표가 지난 7.14 전당대회에서 새누리당 당 대표로 선출되자, 이완구 원내대표와 함께 4.24 재보선 ‘3인방’이 여야 주요 당직을 맡고 있는 점에 더욱 주목받기도 했다.
두 대표는 부산 출신이라는 점 외에도 차기 유력 대권 주자라는 점을 공유한다. 김 대표는 이번 재보선에서 박근혜 마케팅 없이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자신의 대권가도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성과가 수평적 당청관계의 기반이 될 수 있어서다.
또한 향후 박근혜 대통령과 국정 운영의 보조를 맞추면서도 자신만의 대권 브랜드를 어떻게 구축해 나갈지 주목된다.
안 대표는 지난 3월부터 7월말까지의 4개월간 맡았던 대표직을 사퇴하며 정치 생명에 치명타를 입게 됐다. 당초 노원병에 출마할 당시부터 ‘대선 이후 정치 복귀가 너무 빠른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초선으로 국회에 입성한 이후 새정치 정치실험으로 주목받던 그는 창당 이후 김한길 대표와 투톱 지도부 체제 속에 리더십, 정치력, 독자적 정치색깔 등과 관련한 정치 역량에 수많은 공세를 받아 왔다.
지도부 역할에 몰두하다 보니 대권 주자로서의 색깔이 옅어지는 현상도 있었다. 실제로 안 대표는 창당 이후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등에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특히 이번 재보선에서 기동민, 권은희 등 후보의 전략공천 파동이 선거판 전체를 뒤흔든 패배 요인으로 꼽히는 만큼 사퇴는 불가피했다는 평가다.
안 대표는 31일 대표직 사퇴를 밝히는 자리에서 “평당원으로 돌아가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추락한 정치 입지를 회복할 활로를 어떻게 마련할지 주목된다.
향후 김 대표의 대권가도는 맑음, 안 대표의 대권 행보는 먹구름이 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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