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박정은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 고민이 총리 지명 사태가 매듭지어진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8명의 장관급 후보자들의 임명과 관련해 야당에서 일부 자질 논란이 불거진 후보들에 대한 지명철회를 공개적으로 요구했기 때문이다.
특히 박 대통령은 10일 여야 원내지도부와 청와대에서 회동을 갖고 정치권과 소통 모드의 물꼬를 터 보려는 참이라, 고심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박영선 원내대표는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인사청문회 결과 도덕성 및 후보의 자질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일부 후보들에 대한 지명철회를 요구했고, 이에 박 대통령은 경청하며 고개를 끄덕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이후부터 박 대통령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붙던 '불통' 이미지를 떨쳐내고, 집권 2년차 국정운영의 추진을 위해선 정치권과의, 특히 야당과의 관계회복, 소통이 불가결하다.
반면 세월호 참사 이후 정홍원 총리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물색했던 2명의 총리 후보가 잇따라 낙마하며 인사에서 치명상을 입은 박 대통령이 또 다시 야당의 인사 요구를 들어준다면 인사 뿐 아니라 향후 국정 주도권을 빼앗기는 모양새가 된다. 또 다시 후보 찾기에 나서야 하며 국력낭비가 계속될 것이다.
그렇다고 여론을 거스르고 임명을 강행한다면 지지율과 재보선 결과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반대 공산이 있다.
오는 7.30 재보선이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이라, 박 대통령이 임명 철회 요구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는 상당히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문창극 총리 후보의 낙마 당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 쳤던 것을 볼 때, 국민들이 인사와 소통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추론해 볼 수 있다.
야당에서 강하게 지명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후보는 김명수 교육부장관 후보와 정성근 문화부장관 후보,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다.
김 후보는 그간의 논문표절 의혹에 더해 청문회에서 '교육 수장'으로서의 자질 문제가 더욱 부각됐고, 정성근 후보는 부동산 양도세와 관련해 청문회 위증 문제가 기존 논란 위에 얹어졌다. 야당은 ‘고의적 위증’이라며 이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이들 3명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는 야당 측의 회의 거부로 채택되지 못한 상태다.
청와대는 장관 후보 임명 시기와 관련해 “절차에 따라 한꺼번에 처리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청문보고서가 청와대로 넘어온 시기에 관계 없이 일괄적으로 처리하겠다는 것으로, 장관 후보 임명에 대해 시간을 두고 고민하겠다는 대통령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이 소통과 인사 주도권을 두고 선택의 기로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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