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연미란 기자]서울구치소가 병세악화를 이유로 이재현 CJ그룹 회장 구속집행정지를 건의한지 하루만에 이를 번복해 그 배경에 궁금증이 쏠리고 있다.
이 회장 측이 석방을 호소한데다가 가장 가까이서 이 회장을 살펴본 서울 구치소 측이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 상황에서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16일 CJ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구치소는 지난 11일 서울고법 형사10부(권기훈 부장판사)에 이 회장에 대한 구속집행정지 건의 보류 요청서를 제출했다. 건강 악화로 구속집행정지 건의서를 제출한지 불과 하루만이다.
앞서 지난 10일 최덕 서울구치소장은 건의서를 통해 “(이 회장이) 신장기능 저하와 체중 감소 등으로 인해 수용생활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관련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구치소 의무관 소견서와 서울대병원 주치의 소견서를 함께 첨부했다.
그러나 단 하루만에 구치소 측은 “최고의 의료진이 적극적으로 진료를 하고 있으니 경과를 좀 더 보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라며 보류를 요청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서울구치소 측의 번복에 의심의 눈초리를 던지고 있다. 30여 년간 교정에 몸담아온 최 소장이 수장으로 있는 서울구치소의 선택이 의아하다는 것이다.
언론과 여론의 촉각이 곤두서있는 기업인과 관련돼있는 만큼 정지를 건의했을 때는 적합한 이유와 절차를 거쳤다는 얘긴데 하루만에 번복했다면 말못할 사정이 있거나 경솔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최 소장은 “신중하게 한다고 했는데 시기적으로 너무 빨리 구속집행정지를 건의한 것 같다”고 속단했음을 인정했다.
그간 서울구치소는 몸이 불편한 이 회장을 9명이 3교대 방식으로 관리해왔다. 그러다 최근 인력부족을 느꼈고 이 때문에 이 회장에 대한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구치소 측의 이 같은 건의에 대해 추후 경과를 더 살펴보자고 보류 의견을 제시했다. 이 회장을 석방할 경우 특혜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구치소 측은 이 회장이 현재 신장이식 등으로 정밀검사를 받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해 검사결과가 나오면 재건의 신청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4월 30일 구속집행정지 중단으로 재수감된 이후 2주간격으로 ‘구치소(4월30일)→병원(5월13일)→구치소(5월27일)’의 행보를 보여왔다.
그러다 지난 2일 원인을 알 수 없는 설사증세를 보여 한림대학 성심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긴급 의료조치를 받고,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져 정밀검사를 받는 중이다.
한편 이 회장은 CJ임직원과 모의해 6200여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하면서 546억 원 세금 탈루·719억 원 국내외 법인 자산 횡령 등 총 1657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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