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연미란 기자] 횡령·배임·탈세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과 벌금 260억 원을 선고받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건강악화를 이유로 석방을 호소하고 나서 재판부 결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3일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판사 권기훈) 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전날 진행된 공판에서 "지난달 재수감된 이후 혈중 면역 억제제 농도가 기준치 이하로 떨어지고 고혈압 증상이 나타나는 등 신장이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석방을 재차 요청했다.
이 회장 측 변호인은 호소의 근거로 "혈연 간 신장 이식 거부반응"을 들며 "면역 억제제를 투여해왔으나 재수감 이후 증상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현재 이 회장은 재수감된 지 14일 만에 건강이 악화돼 지난 17일 서울대병원에 재입원한 상태다. 건강악화로 공판 참석 여부가 불투명했으나 이 회장은 항소심에 모습을 보였다.
변호인은 "주치의의 입원 의사에 따라 지난 13일 입원해 고강도 스테로이드를 투여받고 겨우 기준치로 올라온 상태"라며 "아직 혈압이 회복되지 않았고 건강이 극도로 쇠약져 죽음의 공포를 느끼는 등 수면제를 먹어도 잠을 자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이 회장은 손발 근육과 신경이 소실되는 유전병(CMT)를 앓고 있다. 이 때문에 몸무게가 49.5kg까지 줄어 고개를 가누지 못할 정도였다.
변호인은 이 회장의 건강 상태를 말할 땐 '호소'를 변호 할 때는 '단호'한 모습으로 각각 공판에 임했다.
변호인은 횡령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 판결에 대해 "검찰은 전 재무팀장 이모 씨의 진술에 의존하고 있다"며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이 이 자금과 관련된 이 회장의 사적 사용 근거를 입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반면 검찰은 "부외자금 조성 당시 개인적으로 처분할 목적이 있었다"며 "개인 소비 금액을 메우기 위해 회삿돈을 사용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전표를 조작하고 각종 서류를 파기하는 등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 회장의 건강 상태와 함께 변호인이 제출한 자료 등을 검토해 석방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이 회장은 CJ임직원과 모의해 6200여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하면서 546억 원 세금 탈루·719억 원 국내외 법인 자산 횡령 등 총 1657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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