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연미란 기자] 소비자가 쌀을 구입할 때 ‘등급 표시’를 확인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체가 품질 검사를 받지 않아 ‘미검사’로 표시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이 수도권에서 판매되는 브랜드 쌀 92종의 표시실태를 조사한 결과 품질 등급을 ‘미검사’로 표시한 제품이 71.7%에 달했다. 이 때문에 소비자가 품질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접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10월 개정한 ‘양곡관리법 시행규칙’에 의하면, 쌀의 품질을 1~5등급으로 표시하고, 등급표시는 특·상·보통 등급으로 표시하도록 규칙을 정했다. 그러나 등급검사를 하지 않은 경우는 ‘미검사’로 표시하도록 하고 있어 사실상 등급표시제가 무용지물이다.
실제로 최근 3년 이내 브랜드 쌀을 구입한 소비자 43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쌀 구입 시 가장 많이 고려하는 사항은 4점을 최대로 생산년도(3.13점), 도정연원일(3.00점), 구입가격(2.88점) 순이었다. ‘품질 등급’에 대한 고려는 2.43점으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는데 ‘미검사’ 표시가 많아 소비자 선택정보로서의 활용도가 낮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쌀의 품질과 관련해 불만을 경험한 소비자도 13.8%(60명)에 달했다. ‘구입한 지 얼마나 되지 않았으나 묵은쌀 느낌이 난다(66.7%)’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밥의 질감이나 맛이 이상함(36.7%)’, ‘벌레가 생김(23.3%)’, ‘싸라기 쌀이 다수 포함(15.0%)’ 등이 뒤를 이었다.
배윤성 시장조사국 거래조사팀 팀장은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브랜드 쌀의 품질 등급 표시비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관련 부처에 건의했다”며 “소비자들도 쌀을 구입할 때 포장의 표시사항을 꼼꼼히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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