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못하는 일본 전자기업…부진 늪에 빠지나
혁신 못하는 일본 전자기업…부진 늪에 빠지나
  • 임상현 기자
  • 승인 2014.02.0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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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Baa3→Ba1’ 투기등급 강등 굴욕

[에브리뉴스=임상현 기자]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각종 신용평가에서 ‘투기’ 등급으로 강등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소니가 대표적이다. 일본의 ‘자존심’으로 통하는 소니는 지난 21일 투기 등급으로 강등됐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일본의 전자업체 소니의 신용 등급을 ‘Baa3’에서 투자 부적격(정크, 투기) 등급인 ‘Ba1’으로 낮췄다고 발표했다. 무디스의 전체 투자등급 21단계 가운데 11번째에 불과한 수준이다.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을 유지했지만 전 세계를 휩쓸며 일본의 경제 성장을 이끌어온 소니로서는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미 2012년에 파나소닉과 같이 소니를 정크 등급으로 하향 조정한바 있다. 무디스와 달리 피치는 ‘부정적’으로 장기 등급 전망을 부여했다.

일본의 3대 전자업체 중 하나인 샤프는 국제신용평가사 S&P와 피치로부터 2012년 말 신용등급을 강등당했다. S&P는 장기 신용등급을 ‘BB+’에서 ‘B+’로 3단계 떨어뜨렸으며 피치도 ‘BBB-’에서 ‘B-’로 6단계나 하향시켰다.

결국 일본을 대표하는 3곳의 전자업체가 모두 투기등급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투기등급이란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불량하고 투자위험도가 높은 수준을 보이는 평가대상에 부여하는 신용등급이다. 사업 및 재무상 위험이 부각되고 있는 부실화한 대기업 등에 대해 주로 부여된다.

이 같은 일본 기업들의 부진은 TV, PC, 휴대전화, 디지털 카메라 등 강세를 보였던 분야에서 난관에 부딪히는 등 글로벌 경제에서 밀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무디스는 소니의 신용등급을 조정하면서 “수익성은 약하고 불안한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는데 난관에 부딪혔다”고 평가했다.

소니는 지난해 중간결산(4~9월)에서 TV 사업 부진 등으로 158억엔(원화 1668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샤프도 S&P로부터 신용강등을 당할 당시 약 4500억엔(원화 6.1조원) 상당의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는 등 수년 동안 적자 경영을 이어왔다.

다만 파나소닉은 배터리와 태양광 등 시장을 공략하면서 살아나고 있다. 과거 영광의 상징이었던 플라즈마TV 등 백색가전 사업을 과감히 포기하고 자동차, 태양광 패널 등 틈새 비즈니스에 투자한 결과다.

지난해 3분기 순익도 전년 동기 대비 20% 급증한 737억엔(한화 791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166억엔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3배, 시장 전망치의 2배다.

이에 피치는 지난 1월 말 파나소닉 신용등급을 ‘BB’에서 ‘BB+’로 한단계 상향하며 ‘안정적’인 등급 전망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는 투자 등급 중 가장 낮은 등급인 BBB-보다 한 단계 아래인 투자부적격 등급이다. 아직 부진을 떨쳐버렸다고 하기에는 이르다는 얘기다. 

소니도 부진했던 PC사업을 접고 스마트폰 분야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신문은 소니가 자사 PC사업부를 기업구조조정전문펀드인 일본산업파트너스(JIP)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5일 보도했다.

이번 매각을 통해 소니는 늘어나는 적자규모를 줄이고 스마트폰분야에 대한 사업 집중을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7년부터 4년 연속으로 적자를 보고 있기 때문. 지난해 3월 결산에서는 엔저 효과 등으로 잠시 흑자로 돌아섰지만, 중간결산(4~9월)에서는 텔레비전 사업 부진 등으로 재차 158억엔의 적자를 기록했다.

경영위기에 직면한 샤프는 대만 혼하이정밀과의 스마트폰 공동개발 계획을 전면 철회했으며 일본 내수시장에 주력할 계획이다. 영국 웨일즈 조립 공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태양광 전지 생산도 전면 중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파나소닉, PC사업을 철수하며 스마트폰 분야에 도전장을 내민 소니, 내수시장에 집중하겠다는 샤프가 다시 부활의 날개짓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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