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강완협 기자] 삼성그룹이 올해부터 실시하기로 한 ‘대학총장 추천제’가 예상과는 달리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일자 황급히 사태 확산 막기에 나섰다.
삼성측은 ‘대학총장 추천제’가 대학 서열화를 부추긴다는 지적에 대해 이번 대학별 인원 할당은 몇 년 동안의 대학별 입사자 수와 대학 규모, 특성 등을 고려했으며, 이공계 등에 특성화된 대학 등을 중심으로 추천인원을 배정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삼성측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비난 여론이 대학은 물론 이제 정치권까지 확산되는 등 여전히 사태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삼성이 지난 24일 각 대학에 총장 신입사원 추천인원을 보면 삼성그룹이 소유하고 있는 성균관대가 가장 많은 인원인 115명을 할당받았다. 또 서울지역 종합대학의 추천인원이 지방보다 많았으며, 지방에서는 호남지역보다 영남 지역 대학이 큰 혜택을 받았다.
따라서 대학 서열화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 가장 큰 이유다.
각 대학별 할당인원은 성균관대에 이어 서울대와 한양대가 각각 110명, 고려대, 연세대, 경북대가 각각 100명씩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부산대 90명, 인하대 70명, 경희대 60명, 건국대 50명, 중앙대와 영남대 각각 45명, 아주대와 전남대, 부경대 각각 45명, 동국대 40명, 전북대와 이화여대 각각 30명 등이 할당됐다. 이밖에도 숙명여대 20명, 서울여대 15명, 덕성여대 10명 등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27일 삼성의 대학총장 추천제와 관련해 브리핑을 열고 “대학별 추천 인원을 할당한 것은 대학별 서열화를 부추기고, 특정재벌에 대한 대학의 종속으로 귀결될 것”이라며 “총장추천 인원할당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원식 민주당 최고의원은 오늘 최고위원회의에서 “삼성의 총장추천제는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기준대로 대학을 재배열하겠다는 오만한 발상”이라며 “삼성발 대학서열화로 여자대학과 호남권 대학은 대학문을 나서기도 전에 또 다른 차별에 직면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통합진보당도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총장 추천제는 대학을 한줄로 정렬시킨 것”이라며 “우리 젊은이들에게 가장 절박한 취업문제를 고리로 대학과 사회에 대한 장악력을 확대하겠다는 노골적인 의도”라고 비난했다.
당사자인 대학들의 불만도 거세다. 특히, 수도권과 대구경북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을 할당받은 호남권 대학과 여대 등의 불만이 높다.
이런 가운데 서강대가 삼성의 새로운 채용 시스템에 대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SNS에는 “삼성의 대학 지배 음모다”, “대학이 결속해 삼성을 왕따시키자”, “좋은 일자리가 가뭄에 콩나듯 하는 상황에서 슈퍼갑인 삼성내부에서는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삼성의 총장추천제는 가장 악마적인 발상이며, 대학에서 나올 수 있는 비판을 단 한방에 돈 한푼 안쓰고 막아버렸다”, “이번 총장추천제는 기업의 사회적 가치보다 지배적 위치에서 권력을 행사한다는 의미에서 심각하다” 등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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