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국 강타 6일째, “닭·오리 정말 먹어도 되나요?”
AI 전국 강타 6일째, “닭·오리 정말 먹어도 되나요?”
  • 연미란 기자
  • 승인 2014.01.21 16: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AI균 가열하면 인체 무해’…정부 “선제적 방역에 총력기울일 것”

▲ 19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고창, 확진판정의 농장과는 다른 흥덕면의 한 오리농장에서 AI의 확산방지를 위한 예방적 차원의 살처분 작업이 진행됐다.@Newsis
[에브리뉴스=연미란 기자] 20일 전북 정읍에서도 조류인플루엔자(AI) 의심신고가 접수되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AI에 감염된 오리 등이 유통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식탁마저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7일 전북 고창 동림저수지에서 사망한 야생철새떼와 부안 오리농장의 AI 의심 신고가 모두 고병원성(H5N8)으로 확진됨에 따라 국민들의 불안감은 날로 극심해지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우려를 잠재우고자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농장 반경 500m 이내 농장을 중심으로 13개 농장과 약 20만 마리의 닭·오리에 대한 살처분을 완료했다. 그러나 며칠 뒤인 21일 전남도에서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을 받은 농가의 오리가 시중에 유통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소비자들은 또다시 불안에 떨고 있다.

전남도가 도축장을 방문해 확인한 결과 당시 도축된 1만9700여 마리(전량) 중 7400여 마리가 시중 마트 등에 유통된 사실을 파악했다. 전남도는 도축장 폐쇄조치와 함께 당시 차량이 전남지역 30~40개 농장에 드나든 사실을 확인하고 AI 전파 여부 등을 역추적하고 나섰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으로 식탁에서 자주 접하는 닭과 오리에 대한 불안 심리가 증폭되면서 대형 마트와 관련 업체들의 판매량도 현저히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이마트가 AI 발생 소식이 알려진 17~19일 닭과 오리고기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2주 전 대비 매출이 각각 10%가량 줄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AI로 인해 단기적으로 매출이 감소한 것은 사실”이라며 “AI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경우 장기적으로 20% 이상 매출 감소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도 같은 시기 닭고기와 오리고기 매출이 20% 가까이 줄었다.

관련 유통업체는 'AI 발생농가 500m 이내 살처분, 3km 이내 위험지역, 3km~10km 경계지역에 따른 방역 관리' 등 정부 정책에 따라 당분간 안전성 홍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같은 날 전 매장에 '판매하는 닭과 오리고기나 계란 등은 안전함으로 마음 놓고 소비하셔도 됩니다',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농장의 닭, 오리 고기는 이동이 엄격히 통제됨으로 시중에 유통될 수 없습니다'란 안내문을 내걸고 소비자를 안심시키고 있다.

가열하면 인체 무해…알면서도 먹지 않는 까닭

▲ 설날을 열흘 앞둔 21일 오후 서울의 한 재래시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로 닭과 오리들이 팔리지 않아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Newsis
그러나 안심해도 된다는 정부 발표와 관련 업계의 안내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심리적 저항이 거세, 치킨과 오리고기를 판매하는 음식점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충북 청주에서 오리고기집을 운영하는 김민석 씨(57)는 “오리고기가 주메뉴인데 손님들이 삼겹살만 찾는다”며 “손님들에게 문제가 없다고 설명을 해줘도 주문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치킨 프랜차이즈점을 운영하는 최 씨(48)도 “AI 직후 처음 맞는 주말(18, 19일) 손님이 눈에 띄게 줄지는 않았지만 손님들이 주문하면서 조류인플루엔자에 대해 많이 묻고 있다”며 “확산되지 않고 조용히 넘어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AI 균은 조리 과정에서 다 사라지는데 소비자들이 심리적인 부담감 때문에 먹지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70℃에서 30분, 75℃에서 5분간 익히면 인체에 무해하다는 것을 아는 소비자들도 상당수 있지만 그들도 당분간은 닭·오리 등을 피하겠다는 입장이다.

한동선 씨(31)는 “회식할 때 치킨집을 자주 찾았는데 조류인플루엔자 이후에 꺼려지는 것도 사실”이라며 “조리 과정을 거치면 괜찮다는 것을 아는데 다들 기피하니까 가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오지선 씨(28)도 “인체에 무해하다 해도 이 기간에는 피하는 게 나은 것 같다”며 AI 발생이 조용해질 때까지 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강구형 한국오리협회 부장은 21일 <에브리뉴스>와 통화에서 감염 오리 유통에 대한 소비자 우려와 관련해 “AI 감염 오리의 유통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며 “감염이 되지 않아도 출하할 때 해당 농가 10km 반경에 있는 오리가 모두 검사 대상에 포함 된다”고 우려를 불식시켰다.

또 “AI 균은 열에 약해 가열하는 순간 사라지기 때문에 안전에 문제가 없다”며 “가공된 오리고기 식품의 경우 생산 농가와 조합장, 출하기관 등이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의 지정을 받아 인증을 거치기 때문에 수출 등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일단 조류인플루엔자의 확산을 막기 위해 선제적 방역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스위스를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1일(한국시간) 새벽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통화에서 AI 감염원으로 지목된 철새의 도래지가 어디 있는지 정확히 모니터링해서 철저히 대처할 것을 주문했다.

설을 앞두고 소비자의 불안이 증폭되자 야당도 발 벗고 나섰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21일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책 회의를 열고 "민족의 대이동이 있는 설 이전에 반드시 조류 인플루엔자를 진정시켜야 한다"며 "정부는 1년 전 초동대응 실패를 거울삼아 확산을 막고 축산농민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준영 전남도지사는 전북 고창과 부안에서 잇따라 발생한 고병원성 AI와 관련해 “전염성이 강한 AI의 발생을 조기에 종식시키기 위해 무엇보다도 초동대처가 중요하므로 AI 의심축 발생 시에는 신속히 신고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동물복지형 녹색축산을 실천해 가축 질병을 예방하고 소비자가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는 친환경 축산물을 생산하는 데 도민과 축산농업인들이 적극 협조해달라”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에브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기사제보 : 편집국(02-786-6666),everynews@everynews.co.kr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에브리뉴스 EveryNews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800 (진미파라곤) 314호
  • 대표전화 : 02-786-7862
  • 팩스 : 02-786-6662
  • 정기간행물·등록번호 : 서울 아 00689
  • 발행인 : 김종원
  • 편집인 : 김종원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회
  • 등록일 : 2008-10-20
  • 발행일 : 2011-07-01
  • 에브리뉴스 EveryNews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에브리뉴스 EveryNew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everynews@every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