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KBS 수신료 부과 대상 확대, 공영 방송인가? 공영 강도인가?
KBS TV 수신료는 전기세에 묶여있다. 그렇다 보니 아예 TV가 없는 집에서도 수신료가 빠져나가는 일이 벌어지곤 한다. 지난 10일, KBS 이사회는 방송 수신료를 인상하는 안을 의결했다. 월 2,500원의 수신료를 4,000원으로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11명의 이사 중 여당 측 이사 7명만 참석한 자리에서 7명이 전원 찬성으로 처리해버렸다. 바꿔말하면 전기세가 1,500원이 오르는 것인데, 전기세가 뭔 대수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KBS 자체를 보지 않는 시청자라면 굳이 낼 이유도 없다. 반발이 이어졌다. 오히려 지금 내는 수신료도 아깝다는 의견도 나왔다.
그런데 1,500원을 올리겠다고 인상안을 내놓으면서 스마트폰과 PC 등에도 수신료를 부과해달라는 정책건의서를 함께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했다. 이게 무슨 말인가?
건의서를 보면 수신료 부과 대상을 TV 수신카드가 장착된 컴퓨터와 지상파 DMB, 그리고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노트북까지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TV에만 부과된 수신료를 여타 TV를 시청할 수 있는 제품들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기기 한 대당 매월 4,000원씩으로 예컨대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사용하고, PC에 TV 수신카드가 장착되어 있다면 12,000원씩 빠져나가게 된다. 이미 전기세로 가정마다 TV가 있든 없든 수신료를 반강제적으로 거둬들이면서 이와 함께 개인이 사용하는 기기마다 수신료를 매기겠다는 것이다.
도무지 말이 안 되는 얘기다. 방송 콘텐츠의 품질을 떠나서 이런 수신료 확대가 공공을 위한 방송인지, 제 주머니를 채우기 위한 창조적인 발상인지 속이 너무 훤히 들여다보여 차라리 눈을 가리고 싶을 정도다. 통과가 될 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KBS가 건의했다는 점과 국민을 위한 방송이 아닌 잇속 채우기 위한 머리를 굴리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미디어 본연의 모습을 잃었다고 필자는 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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