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지지율 2위’ 문재인, 광폭 행보에 나선 까닭
‘野 지지율 2위’ 문재인, 광폭 행보에 나선 까닭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3.11.30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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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정권교체 역할 회피하지 않겠다”…퇴로 막힌 정국서 승부수 던져

▲ 지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회의실에서 열린 ‘한국사회의 탈원전, 불가능한 얘기인가’ 세미나에 참석한 문재인 민주당 의원.@Newsis

[에브리뉴스=최신형 기자] 친노(親盧-친노무현)그룹의 맏형격인 문재인 민주당 의원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오는 12월 대선과정에 대한 성찰을 담은 책을 출간하는 문 의원은 29일 정권교체 역할론과 관련, “회피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 차기 대권 도전을 시사했다. 대치 정국에서 퇴로가 막힌 현 난국을 돌파하기 위한 ‘문재인식’ 승부수의 신호탄으로 보인다.

‘양특(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 특검·국정원 개혁 특위)’ 수용을 위한 여야 4인 협의체 구성과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 과정에서 민주당이 전략부재를 노출하며 궁지에 몰린 터라 문 의원의 광폭 행보가 국면전환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또한 문 의원은 최근 독자세력화를 천명한 안철수 무소속 의원과 야권발(發) 정계개편의 주도권을 놓고 본격적인 경쟁을 펼치게 됐다. ‘새누리당-민주당-안철수 신당’의 치킨게임이 초읽기에 들어간 셈이다.

문 의원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2017년 정권교체와 관련해 “반드시 정권이 교체돼야 한다”라며 “나도 (정권교체에) 기여해야 한다. 내가 어떤 역할을 할지는 국민이 결정해줘야 한다”라고 밝혔다.

‘2017년 야권 대선 후보의 기회가 주어지면 어떻게 하겠느냐’라는 질문에 “내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집착하지 않지만 회피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1년 6월 15일 <운명>이란 저서 발간 전후로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된 ‘문재인 대망론’이 또다시 분다면 이를 거부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문 의원 <운명>에서 “노 대통령은 유서에서 ‘운명이다’라고 했다. 속으로 생각했다. 나야말로 운명”이라며 “당신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 못 하게 됐다”라고 밝혔고 정치권은 이를 사실상 대선 출마로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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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48%의 득표율로 석패한 18대 대선을 언급하며 “저도 민주당도 준비가 부족했다. 이번에는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야 한다”며 민주당의 대안정당론에 힘을 실은 뒤 “(오는 12월) 책을 내는 것으로 지난 대선을 정리하고 새로운 시작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문 의원 측은 지난 22일 대선 패배의 성찰을 통해 본 19대 대선과 대한민국 희망 보고서 성격의 책을 출간한다고 밝혔다. 책 제목은 <1219 끝이 시작이다>이다.

친노 한 관계자는 당시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민주당이 다음 대선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채워나가고 준비해야 할지에 대한 생각을 담았다”면서 “(또다시) 패배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패배를 거울삼아 다시 일어서야 한다는 생각에서 집필을 결심했다”라고 밝혔다.

▲ 김한길 민주당 의원(왼쪽)과 안철수 무소속 의원.@Newsis

앞서 문 의원이 <운명> 책 출간 이후 ‘혁신과통합’을 이끌고 구 민주당, 한국노총 등과 3자 원샷 통합을 이뤄낸 터라 이번 책 출간도 ‘문재인식 승부수’의 시발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1219 끝이 시작이다>에는 민주당과 문 의원의 성찰과 반성은 물론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우려와 문제 인식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져 국기기관 대선 개입 사태로 경색된 대치 정국에 만만치 않은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NLL(서해 북방한계선) 정국에서 지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하 대화록) 공개·열람을 주도한 문 의원이 검찰의 수사과정 문제점,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과 권영세 주중대사의 불법유출 등을 언급할지도 주목할 대목이다.

문 의원은 이날 대화록 미(未)이관 논란에 대해 “국정원(국가정보원)에 완성본을 남겼지만 국가기록원에 이를 넘기지 않은 것은 참여정부의 불찰이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사초 폐기 차원이 아니다. 새누리당도 사초 폐기로 몰고 가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날을 세웠다.

또한 국가기관 대선 개입의 진실규명을 위한 특검(특별검사제) 도입과 관련해선 “막힌 정국에서 특검이 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잘라 말한 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진정성 있게 문제를 풀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면 야당도 (국정운영에) 협조할 것”이라고 공을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넘겼다.

경쟁적 협력관계인 안 의원과의 관계설정과 관련해 “우호적 경쟁관계다. 종래에는 같이 해야 한다. 안 의원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한 뒤 야권분열 우려에 대해선 “(안 의원이) 민주당이 포괄하지 못하는 세력까지 발굴하면 야권 전체를 크게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구시대의 막내로 과거의 낡은 것을 타파하고 ‘새로운 시대의 맏형’이 되겠다며 ‘정권교체·정치교체·시대교체’를 역설한 문 의원이 위기의 민주당을 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지난 25일 발표한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주간 정례조사에 따르면, 야권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안 의원이 21.2%(전주 대비 1.1%P 상승)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문 의원이 같은 기간 1.3%P 감소한 14.0%를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박원순 서울시장(11.0%)과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10.4%), 김영환 민주당 의원 (2.9%)이 그 뒤를 이었다

정당지지율에선 새누리당(44.1%)이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안철수 신당(23.8%) > 민주당(16.0%) >통합진보당= 정의당(1.6%)이 뒤를 이었다. 무당파는 지난주 대비 0.8%p 하락한 11.9%로 나타났다.

이번 주간집계는 지난 18일∼22일까지 5일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천5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와 유선전화 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조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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