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서청원 귀환 논란에 우근민 사태까지…공천개혁 어디로
與, 서청원 귀환 논란에 우근민 사태까지…공천개혁 어디로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3.11.07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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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새누리, 잇따라 불거진 공천개혁 물거품 논란…정치개혁 주도권 놓치나

▲ 지난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10.30재보선 선거에 당선된 서청원 의원이 참석 정몽준 중진의원과 황우여 대표 옆자리를 서로 양보하고 있다.@Newsis

[에브리뉴스=최신형 기자] 새누리당이 친박(親朴-친박근혜계) 실세 서청원(7선·경기 화성갑) 의원의 정치 복귀 무대인 10.30 재·보궐선거 압승에도 불구하고 위기론이 심화되고 있다.

올드보이(OB) 서 의원 귀환 과정을 둘러싼 개혁공천 후퇴 논란이 끝나기도 전에 지난 5일 새누리당에 입당원서를 낸 우근민(72·무소속) 제주지사의 유령 당원 의혹이 불거지면서 정부여당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지난달 하순부터 우 의원의 지지자로 추정되는 1만 7000여명의 당원이 새누리당에 입당한 터라 개혁공천 훼손으로 당내 경선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브리뉴스>가 7일 새누리당 제주도당에 확인한 결과, 지난달 말 기준 새누리당 제주당원 수는 6만 5000여명이다. 이는 전달 대비 2만 5000여명이 증가한 것으로, 이 중 72%가 우 지사 당원으로 추정된다.

새누리당 제주도당 한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우 의원의 지지자로 추정되는 1만 7000여명의 당원의 입당은 (사실상) 확정된 상태”라며 “조만간 중앙당 승인이 나면 (이들의 입당 절차는) 마무리된다”라고 말했다.

서 의원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 의중)’ 의혹으로 청와대 거수기 논란 등 ‘수직적 당·청 관계’에 대해 뭇매를 맞았던 새누리당이 ‘우근민 사태’로 거짓 당원 파문에 휩싸이면서 개혁 후퇴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모양새다.

▲ 박근혜 대통령(앞줄 왼쪽)과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Newsis

서 의원 복귀로 ‘당(서청원)-정(남재준 국정원장)-청(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트로이카 체제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친박 비선라인이 권력을 장악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청와대와 수평적 관계를 유지해야 할 새누리당마저 공천 후퇴 논란에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국정원 사태 논란에 휩싸인 與 이번엔 ‘유령 당원’ 논란

문제는 두 가지다. 먼저 국가정보원(국정원)과 국군사이버사령부, 국가보훈처 등의 전방위 대선 개입 사태로 궁지에 몰린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이번엔 ‘유령 당원’, ‘거짓 당원’ 파문에 휘말리면서 개혁 이미지를 완전히 상실한 위기에 처했다는 점이다.

또한 새누리당은 지난해 총선 당시 ‘비상대책위원회’가 내세운 ‘개혁적 공천 원칙’도 저버렸다. 당시 새누리당은 ▲성범죄 ▲뇌물 수수 ▲불법 정치자금 수수 ▲경선 부정행위 등 4대 범죄로 형이 확정된 자는 공천에서 배제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실형을 선고받은 서 의원이 재보선 공천을 받은 데 이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2004년 4월 당선 무효형인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고 중도 하차한 우 지사마저 새누리당에 사실상 입당한 셈이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올드보이의 귀환으로 촉발된 친박 비선라인에 의한 당 장악 논란에 이어 우근민 사태까지 덮치면서 당내 갈등만 재점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이 지점과 궤를 같이한다.

▲ 지난달 30일 오전 제주특별자치도청 4층 대강당에서 열린 2013년도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 제주현장시찰에서 우근민 제주지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Newsis

앞서 ‘서청원 공천’ 당시 새누리당 김성태·박민식·조해진·이장우 의원이 “불법자금 형 확정자를 (공천에서) 배제하지 않는 건 국민과의 약속·원칙 저버리는 것”이라고 반발한 데 이어 우근민 사태로 새누리당 제주 당원 등 밑바닥 정서도 격앙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환 전 제주지사는 이날 제주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근민 사태’와 관련해 “(우 지사 당원 입당) 신청서 확인 과정에서 명의도용, 당비 대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당을 사당화시켜 공정한 경선을 파괴하려는 음모가 숨겨져 있다”라고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앞서 제주도당도 전날(6일) 입장 발표문을 내고 당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 “(이는) 선거법 위반뿐 아니라 민주정치를 퇴보시키는 중대한 범죄행위인 만큼 사실로 확인될 경우 선거관리위원회나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도 가세했다. 박용민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우 지사를 향해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당을 옮기고 처신을 달리한 우 지사의 행태가 도민들을 부끄럽게 한다”라고 비판한 뒤 그의 성희롱 전력을 거론하며 “성범죄를 4대 악으로 규정하고 척결하겠다고 공약했던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이 어처구니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우 지사는 그간 총 다섯 차례나 성희롱 혐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우 지사가 민주당 입당을 시도할 당시 정병국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민주당을 향해 “우 지사는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한명숙 전 총리가 여성부 장관 시절에 성희롱 판결을 내렸던 자”라고 맹비난했다.

이에 대한 비난여론이 일자 민주당은 우 지사 공천을 포기했고 우 지사는 민주당을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공직선거법 위반과 성희롱, 유령 당원 등 박 대통령이 내세운 공천원칙이 무력화되는 순간이다.

하지만 새누리당 지도부는 우 지사 입당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고 제주도당 한 관계자는 우 지사 입당 여부와 관련해 “그간 (선거 출마를) 준비했던 이들은 반대를 하는 입장이지만…”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새누리당 중앙당이 우 지사와 1만 7000여명의 당원 입당을 승인할 경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친박 실세에 의한 공천을 둘러싼 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친박 비선라인에 의한 사당화 논란으로 당내 갈등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이런 까닭에서 나온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의 향후 개혁 포인트 지점은 당 내부 노선투쟁이 ‘친박 VS 쇄신파’로 극명히 갈리느냐가 될 전망이다. 이마저도 없다면, 새누리당은 ‘비리 정당’ 오명에서 벗어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에 처하게 된다.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중대한 갈림길에 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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