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최신형 기자] 24일 고용노동부와 교육부의 ‘법외 노조’ 통보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합법 노조 지위가 박탈된 가운데 야권이 이에 강력 반발, 전교조 노동조합 지위 문제가 정국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박근혜 정부 노동정책의 시험대로 여겨졌던 전교조 노조 지위 논란이 결국 법외 노조로 귀결되면서 야권 내부에선 공무원 단결권은 물론 근로자의 노동3권이 약화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목소리가 거세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정국은 전교조 등의 노동권을 둘러싼 여야 간 공방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과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이날 오후 2시 정부 과천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전교조 측에 ‘법외노조’ 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앞서 고용노동부 측이 전교조의 해직자 조합원 가입을 불법으로 규정한 데 따른 조치다.
이로써 전교조는 DJ(김대중) 정부 시절인 지난 1999년 합법적 노조 지위를 가진지 14년 만에 다시 법외노조의 길을 걷게 됐다. 전교조가 합법 노조 지위를 상실한 만큼 향후 세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野, 朴 정권 전교조 죽이기 우려…강력 투쟁 예고
야권은 이날 전교조의 법외노조의 길을 걷게 된 것과 관련해 일제히 우려를 표명했다.
박민수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고용노동부의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와 관련해 “박근혜 정부는 그야말로 노동탄압 정부, 노동인권퇴행 정부라고 규정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인권보호에 있어 가장 보수적이라고 비판받는 현병철 인권위원장도 극소수의 조합원이 해직 교원이라는 이유 때문에 전교조의 노동조합 지위가 상실되면, 국제사회에 대한 약속을 파기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면서 “이미 대법원도 2004년에 일시적 실업상태에 있거나 구직자에 있는 사람도 노동3권을 보장할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하지 않았느냐”라고 거듭 힐난했다.
앞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민주당·정의당 의원은 지난 22일 “박근혜 정부가 노·정 관계를 국민통합의 길로 갈 것이냐 파국의 길로 갈 것이냐 하는 중대 갈림길에 섰다”면서 “전교조에 대한 ‘노조 아님’ 통보를 강행할 경우 이명박 정부의 반노동 정책을 이어받아 노동계와 더욱 심각한 갈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늘 강조해온 국민대통합의 기치에도 맞지 않는 일”이라며 “법과 원칙도 중요하지만 관용과 포용으로 갈등을 해소해 가는 것도 정부의 중요한 책무 중의 하나”라고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14년 동안 합법적으로 교원 대표단체로 인정받아온 전교조를 하루아침에 법외노조로 만든다는 것은 국민적 동의를 구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결국 노·정관계의 심각한 파국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야권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현재 국회 환노위에 계류 중인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 통과에 사활을 건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정기국회 내내 전교조의 법외노조 문제를 둘러싼 여야 공방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정의당도 “후진적이고 전근대적인 고용노동부 결정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라고 비난전에 가세했다.
이정미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전교조의 법외노조와 관련해 “전교조 합법화 등 교사·공무원 결사의 자유 보장은 대한민국이 OECD에 가입하는 전제조건이었다”면서 “오늘 고용노동부는 십수 년 전 이뤄진 국제적 약속을 얼토당토않은 이유로 파기하고 대한민국의 노동환경을 그 이전으로 후퇴시켰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반노조의 내부규정에는 간섭하지 않는 고용노동부가 굳이 전교조에 대해서만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의도적 전교조 죽이기”라면서 “전교조 6만 조합원의 뜻은 정부의 이런 치졸한 탄압으로 결코 꺾이지 않을 것”이라며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 의사를 밝혔다.
통합진보당은 “박근혜 정부가 전교조에 ‘노조 아님’을 통보한 것은 수구보수세력의 영구집권을 위한 것”이라고 강력히 규탄하며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김재연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론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고용노동부의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와 관련해 “국가의 과잉개입으로, 명백한 노동자 단결권과 결사의 자유 유린”이라며 “노조원 자격 문제로 노조를 해산시킬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와 국제적 노동기준마저 거부한 오만의 극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공교육 정상화와 참교육 실현을 위해 애써온 전교조를 무력화시켜 민주주의 역사를 덮고 친일과 독재의 역사를 미화 분식하기 위한 포석”이라며 “결국 자라나는 세대가 민주시민의 건전한 의식과 가치관을 갖는 것을 막아 수구보수세력의 영구집권을 꾀해보겠다는 의도”라고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는 지금이라도 참교육을 질식시키려는 전교조 죽이기, 반인권, 반노동적 작태를 중단하고 당장 부당한 ‘노조 아님’ 통보를 철회하라”고 경고한 뒤 “그렇지 않을 경우 초래될 노동계와 민주진보세력의 거센 저항은 온전히 박근혜 정부의 책임”이라며 대대적인 투쟁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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