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최신형 기자] 교학사 역사교과서의 우편향성을 둘러싸고 정치권 공방이 확산되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신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한 유영익(77) 한동대 석좌교수가 ‘이승만주의자’, ‘친일독재 미화자’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009년 교육과정 개정 당시 ‘역사교육과정개정추진위원장’이었던 유 교수가 한국현대사학회의 검정기준을 비판 없이 수용한 친일독재 미화 인물이라는 것이다. 한국현대사학회는 뉴라이트 계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정부 출범 들어 교학사 역사교과서 논란을 시작으로,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의 역사연구모임 등 이념편향성 논란이 확산된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국사편찬위원장에 유영익 카드를 꺼내들어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야권이 박근혜 정부의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을 ‘치밀한 시나리오’에 따른 역사 쿠데타의 시작이라고 비판해서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 소속 야당 의원인 민주당 김상희·김윤덕·김태년·배재정·안민석·우원식·유기홍·유은혜 의원 등과 정의당 정진후 의원은 2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의 내정자 지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안민석 “유영익은 이승만주의자…일체 역사왜곡 중단해야”
앞서 박 대통령은 전날(23일) 임기 3년의 차관급 정무직인 국사편찬위원장으로 유 교수를 내정했다고 김행 청와대 대변인이 밝힌 바 있다.
김 대변인은 유 교수의 내정 이유와 관련, “지난 50년 간 역사연구를 수행해 오면서 한림대 부총장, 국사편찬위원 등으로 활동한 역사학자”라며 “사료수집과 보존, 연구 등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역사를 올바르게 정립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국사편찬위원장으로 적임”이라고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야권은 유 내정자 임명 소식이 전해지자 “역사에 대한 박 대통령의 오만이 드러난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국회 교문위 소속 야당 의원들도 이날 “박근혜 정부의 역사에 관한 일련의 결정이 치밀한 시나리오에 따른 역사 쿠데타의 시작이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면서 그 이유로 ▲뉴라이트 교과서를 통한 친일독재 미화 ▲한국학과 국사 담당 기관장에 뉴라이트 인물으 기용한 것 등을 꼽았다.
이들은 박 대통령이 유 내정자를 임명한 이유에 대해 “아버지 역사를 윤색하려는 노골적인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며 “친박 핵심인사가 여의도에서 친일독재를 미화하며 역사왜곡을 전면화하고, 공안검사 출신들이 청와대에서 종북몰이를 하는 것은 친일독재 잔존세력의 장기집권 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민석 의원은 “유영익 내정자는 이승만주의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유 내정자는 이승만 대통령을 아시아의 콘스탄티누스 대제라고 찬양하고, 8.15 광복절을 건국정로 바꾸자는 운동에 앞장선 바 있다”면서 “이승만을 예찬하는 연구로 평생을 바쳐온 사람이 국사편찬위원장을 맡는다면, 향후 박정희-전두한 대통령을 찬양하는 날이 올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 내정자 지명 철회 ▲한국학중앙연구원 이배용 원장 해임 ▲이번 인사에 관여한 청와대 책임자 문책 ▲박근혜 정부의 일체 역사왜곡 중단 등을 박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그러면서 “국사편찬위원회는 사료를 수집·편찬하고 역사교과서를 검정하는 대한민국에서 역사에 관한 유일한 권위를 가진 정부기관”이라며 “국사편찬위원회만큼은 역사 앞에 진실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심지어 조선왕조시대의 절대군주도 사관을 제멋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을 박 대통령은 똑똑히 상기하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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