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최신형 기자] 진보논객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10일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이 발족한 ‘근현대사 역사교실’에 소속의원 98명이 참여한 것과 관련해 “김무성이 새누리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라는 것을 의미한다”며 “새누리당이 집권하면, 한국판 아베 정권이 탄생하는 셈이죠. 아찔한 현실입니다. 이거야말로 심각한 여적질”이라고 비판했다.
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교학사 역사교과서 문제를 언급한 뒤 “더 큰 문제는 이게 일부 뉴라이트 또라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라며 “김무성이 ‘좌파와의 역사 전쟁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죠? 그가 이끄는 근현대사 교실에 새누리당 현역의원이 무려 98명이 소속돼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교학사 교과서 문제,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면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식민지근대화론은 몇몇 모자란 지식인들의 헛소리로 여겨졌다. 그런데 그 허접한 생각이 벌써 한 나라의 공식 검점을 거쳐 교과서가 되어 나왔다는 것 자체가 실은 끔찍한 일”이라고 성토했다.
진 교수는 “교학사의 뉴라이트 역사 교과서는 일본우익의 역사교과서 왜곡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현상”이라며 “한 마디로 ‘역사 수정주의’, 즉 국가공동체의 기억을 자신들의 사적인 극우 이념으로 왜곡시키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그는 “극우 멘탈리티는 ‘도덕’보다 ‘힘’을 앞세운다. 그러니 힘이 약한 조선이 식민지가 된 건 당연한 자연사(?)의 일부가 되는 거죠”라고 말한 뒤 “우익 리더들의 친일 행각을 정당화하려다 보니 식민지배가 우리에게 도움이 됐다고 말해야 하는 거죠”라고 덧붙였다.
진 교수는 “이 황당한 오류의 바탕에는 암묵적으로 조선민족은 스스로 근대화할 능력이 없다는 부당전제가 깔려 있다”면서 “생각해 보세요. 아직까지 식민지라면, 우리가 지금 이만큼 살까요?”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제는 일제의 자본주의적 생산력과 조선의 봉건적 생산력을 서로 비교한다는 것. 제대로 하려면 조선이 독립국이었을 경우의 자본주의적 생산력과 비교해야죠”라고 꼬집었다.
진 교수는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의 차이에 대해 “기업인 출신인 이명박 정권이 우파의 시장주의 버전이라면, 박근혜 정권은 기본적으로 ‘이념적’”이라며 “정권에 대한 지지도 주로 대북문제에서 나오죠. 사회분위기가 3공-5공을 닮아가는 것은 그 때문”이라고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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