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이용녀 할머니가 향년 87세로 세상과 작별을 고했다. 할머니는 16세의 나이에 미얀마에 위치한 일본군 위안소로 끌려갔다가 1946년 부산항을 통해 귀국했으며 이후 일본의 비인도적 행위를 고발하는 활동을 펼쳐온 바 있다.
현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된 한국인 생존자는 57명으로 정부에 등록됐던 234명 중 75% 이상이 이미 고인이 된 상황이다. 생존자수가 더 감소하기 전에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아내는 일이 시급하다는 평이다.
하지만 아베 정권이 들어선 이후 하시모토 오사카 시장을 위시해 일본 우익세력들의 망언 수위는 오히려 높아지는 추세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겨냥한 직접적 비난 강도도 세지고 있다.
일본 정부가 위안부 동원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나선 와중 일본의 이 같은 주장이 거짓이라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기록 자료가 발굴됐다.
이용녀 할머니가 위안부로 끌려간 곳이기도 한 미얀마와 싱가포르에 위치한 위안소 관리인 출신 조선인의 일기가 최근 공개된 것이다.
경기도 파주 타임캡슐박물관을 관장하고 있는 오채현씨가 10여 년 전 경주의 한 고서점에서 발굴한 이 일기는 낙성대 경제연구소와 고려대학교 한국사연구소에 연구용으로 제공됐다.
고려대학교 한국사연구소 측에 따르면 이 일기는 1942년에서 1944년 사이 미얀마와 싱가포르 일본군위안소에서 ‘쵸우바(카운터)’로 일한 조선인의 일기로 일본군들이 위안부를 조직적으로 동원하고 통제한 상황을 짐작할 수 있는 내용들을 담고 있다.
증거 기록물과 더불어 해외에서 위안부 문제를 알리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우리 교포들의 활약상도 주목된다.
지난달 미국 LA 인근 글렌데일시에는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 세워진 동상과 동일한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다.
평화의 소녀상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아픔을 형상화한 것으로 이날 소녀상 제막식 현장에는 NBC, CBS, CNN, ABC 등 미국의 주요 언론사들이 다수 참석해 국제사회에 위안부 문제를 인식·확산시키는데 기여했다.
미국 보스턴에서 한국문화 홍보에 앞장서고 있는 박혜성 홍보대사는 지난 5월 이윤옥 시집 ‘서간도에 들꽃 피다’를 미국 내에서 출간했다. 이 시집은 일본 극우들의 망언이 잇따르면서 잘못된 역사관 형성될 우려에 대비해 항일여성독립운동가들을 기리는 시집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했다.
최근 일본 시민단체들이 자발적으로 우익세력을 비판하는 가두시위를 벌이는 등 일본 내 자국민들조차 극우집단을 비난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만큼 남은 피해 생존자들이 일본정부로부터 공식사과를 받을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해야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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