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김대중) 피랍 생환 40주년과 보복의 정치
DJ(김대중) 피랍 생환 40주년과 보복의 정치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3.08.13 11: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역사재조명] 13일 DJ 피랍 생환 40주년…계속되는 한일 양국의 ‘침묵’

▲ 지난 2005년 11월 14일 오후 동교동 김대중 도서관을 방문한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김 전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Newsis

[에브리뉴스=최신형 기자] 지난 1973년 8월 8일 박정희 당시 대통령은 유신정권의 눈엣가시이자 자신의 정적인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납치를 지시한다.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한국 중앙정보부 요원들로부터 납치된 DJ는 129시간 만인 8월 13일 동교동 자택으로 귀환한다.

13일 ‘후광(後光)’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1924년 1월 6일~2009년 8월 18일, 이하 DJ)의 도쿄 피랍 생환 40주년을 맞았다.

전 세계적인 인권문제로 비화되기도 한 DJ 도쿄 피랍 사건의 핵심은 ‘보복 정치’다. 자신의 정적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제거하는 증오심리를 기반으로 한 민주주의 유린 사건이다.

유신정권의 최대 정적인 DJ 납치 사건이 오늘날 우리 사회에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 그 사건을 되짚어본다.

지난 1956년 장면 박사를 만나 민주당에 입당한 DJ는 1963년 민주당 소속으로 제6대 국회의원 선거 당선됐고, 4년 뒤인 1967년 신민당 대변인을 맡으면서 거물급 야당 정치인으로 거듭났다.

유신정권의 독재가 한창이었던 1970년 9월 DJ는 40대 기수론을 주창한 YS(김영삼), 이철승 등과 함께 3파전으로 진행된 신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섰다. 1차 투표에서 YS에 밀려 2위에 그친 DJ는 결선투표에서 이철승과의 연대로 세간의 예상을 깨고 40여표 차이로 승리했다.

민주당 “DJ 피랍 진실규명에 朴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나서라”

DJ는 1971년 대선에서 박정희 당시 대통령의 영구집권 음모를 폭로하고 미·일·중·소 4대국의 ‘한반도 안전보장’ 안을 제시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반(反)유신정권 흐름을 타고 날이 갈수록 지지를 얻은 DJ는 유세현장에서 “또다시 박정희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영원히 선거 없는 총통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주장하며 ‘김대중 바람’을 일으켰다.

하지만 DJ는 제7대 대통령 선거에서 540만 표를 얻는데 그쳐 635만 표를 얻은 박정희 당시 대통령에게 패하고 만다.

이때부터 DJ는 사실상 유신정권의 최대 정적이 됐다. 박정희 정권과의 목숨 건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2년 뒤인 1973년 유신정권하에 있던 중앙정보부는 일본 도쿄 한 시내에서 DJ를 납치했다.

전 세계는 경악했다. 미국 등에서 DJ 납치 피랍 사건을 정치쟁점화했고, 전 세계 인권단체는 문제해결을 한국 정부에 호소했다. 결국 DJ는 1973년 8월 13일 동교동 자택으로 돌아왔다.

유신정권을 비롯해 군부독재 시절 총 55차례의 가택연금, 6년여의 옥고, 2차례의 망명을 한 DJ는 한국 민주화 역사의 ‘인동초(忍冬草)’였다.

하지만 그간 한일 정부는 DJ 피랍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외면한 채 정치적으로 매듭짓는 데 급급했다. 대표적인 정치적 결착사건으로 남게 된 것이다.

김정현 민주당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DJ 피랍 사건과 관련해 “대한민국과 일본 정부는 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진상규명과 사과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부대변인은 “박정희 대통령과 다나카 가쿠에이 총리 시절 벌어졌던 이 사건의 진상은 관계자들의 증언에 의해 이미 세간에 거의 다 드러났으나, 사건을 벌이고 방조자 역할을 했던 양국 정부는 아직도 정부차원의 명확한 진상규명과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고 이같이 말했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아무리 사건의 관계자들을 용서했다고 하더라도 권력에 의한 정치공작사건을 외교적으로 은폐하려 했던 양국 정부의 잘못은 씻어질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한 뒤 “양국 정부가 가장 부끄러운 과거사 중 하나인 이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사과를 미루는 한 한일 간의 건강한 미래지향적 관계발전은 요원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제 이 사건을 마냥 더 이상 미룰 수만은 없으며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나설 때가 됐다”며 “‘김대중 납치사건’ 40주기를 맞아 양국 정부의 양심회복과 진상규명과 사과를 촉구한다”고 거듭 밝혔다.

한편 김대중평화센터는 이날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DJ 도쿄 피랍 생환 40주년 기념미사를 봉헌한다고 밝혔다.

이날 미사에는 부인 이희호 여사를 비롯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 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 권노갑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 저작권자 © 에브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기사제보 : 편집국(02-786-6666),everynews@everynews.co.kr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에브리뉴스 EveryNews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800 (진미파라곤) 314호
  • 대표전화 : 02-786-7862
  • 팩스 : 02-786-6662
  • 정기간행물·등록번호 : 서울 아 00689
  • 발행인 : 김종원
  • 편집인 : 김종원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회
  • 등록일 : 2008-10-20
  • 발행일 : 2011-07-01
  • 에브리뉴스 EveryNews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에브리뉴스 EveryNew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everynews@every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