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최신형 기자] 봉급생활자들의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2013년 세법개정안을 놓고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입장이 뒤바뀐 모양새다.
이명박 정부 내내 신자유주의 정책기조 아래 공급경제학의 큰 줄기인 ‘감세’를 추진했던 새누리당이 박근혜 정부의 첫 세제개편으로 총 급여 3천450만 이상 월급쟁이의 세 부담이 다소 늘게 되면서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증세 프레임으로 맞불을 놓았다.
반면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보편적 복지’를 들고 나온 민주당 등 야권은 박근혜 정부의 세제개편안은 “월급쟁이들의 유리지갑을 터는 것이자 세금폭탄”이라고 맞받아치면서 국정원 대선 개입 사태에 이어 세금 프레임으로 전선을 확장하고 있다.
민주당 측이 중산층 증세 논란에 휩싸인 박근혜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대해 ‘전면 폐기’를 주장하면서 국회 심의 보이콧 의사를 밝힘에 따라 8월 국회 일정 합의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보수정당 새누리 ‘증세’ VS 민주, 중산층 증세는 ‘세금폭탄’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정부의 세제개편안 논란에 대해 “표현이 어떠하든 국민의 호주머니에서 더 많은 세금이 나간다면 결과적으로 증세”라고 말했다. 보수정당인 새누리당이 박근혜 정부의 세제개편안을 증세로 규정한 것이다.
이어 “(정부의) 세제개편은 복지와 같이 한번 정하면 바꾸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국회 차원의 여야 합의를 강조한 뒤 “국민 부담인 세제에 관해선 국회가 국민을 대신해 정부에 의사를 표현해야 할 헌법상 의무가 있다”며 정부의 세제개편과는 ‘다른 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황 대표는 “국민소득이 2만3천 달러인 대한민국의 중산층이 과연 어느 계층인지 이번에 확정해야 한다. ‘국민개세주의’ 이념도 잘 실현해 나가야 한다”면서 야권 일각에서 제기된 중산층 세금폭탄 프레임에 선을 그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같은 회의에서 세금폭탄 서명운동에 나선 민주당 지도부를 겨냥, “국회를 포기한 것과 다름없다”고 힐난했다.
최 원내대표는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고칠 것은 고치고 바꿀 것은 바꿀 사항을 국회에서 검토하지 않고 국민 서명부터 받고, 거리에서 세금 문제로 서명운동을 벌이는 것은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겠다는 속셈”이라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재차 민주당을 향해 “제1야당인지 아니면 일부 국론분열 세력에 동참하는 시민단체인지 모를 지경”이라며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명분 없는 장외투쟁을 접고 국회에 돌아와 하루빨리 8월 결산국회에 동참하라”고 꼬집었다.
이에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같은 날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정부의 세제개편안을 “중산층과 서민을 벼랑으로 내모는 증세이자 세금폭탄”으로 규정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의) 세제개편안은 재벌과 슈퍼부자보다 중산층 서민에게만 세금을 더 걷겠다는 중산층·서민 ‘우선 증세’, 서민과 중산층 ‘중심 증세’”라고 이같이 힐난했다.
또한 김 대표는 MB(이명박) 정부를 언급하며 “(당시 정부의) 부자감세로 인한 재정악화를 이제는 중산층, 서민의 호주머니 털어 메우겠다는 발상”이라고 직격탄을 날린 뒤 “서민의 10만원, 20만원은 재벌의 1천만원, 2천만원보다 소중하다. (이) 돈을 빼앗는 것은 아이들 학원비, 추석 때 어르신께 드릴 용돈을 빼앗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대표는 취임 100일을 맞은 전날(11일) 서울광장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중산층과 서민 세금폭탄 저지 특별위원회’ 구성을 지시했다”면서 “민주주의 회복 국정원개혁 운동본부에서 서명운동과 더불어 세금폭탄 저지 서명운동도 함께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정원 사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파행에 반발해 장외투쟁에 나선 민주당은 이날부터 박근혜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반대하는 세금투쟁도 병행한다.
당 차원에선 장병환 정책위의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중산층과 서민 세금폭탄 저지 특별위원회’, 당 밖으로는 ‘세금폭탄 저지 국민운동본부’를 개설, 이날부터 명동 등에서 본격적인 서명운동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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