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최신형 기자] 박근혜 정부가 6·15 공동선언을 부정하는 ‘극보수 단체’에 비영리 민간단체 공익활동 지원사업 명목으로 지난달 첫 정부보조금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2차 보조금은 오는 10월 지급된다.
전날(6일) 북한의 남북 당국 간 회담 제안으로 금강산 관광 재개는 물론 6·15 공동선언과 7·4 공동성명 발표 기념행사 등의 남북 공동개최가 유력한 상황이기 때문에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한 그간 역대 정권 때마다 반복된 정권의 성향에 따른 편향성 논란과 부실한 관변단체의 특혜성 지원을 둘러싼 잡음도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안전행정부(장관 유정복)는 지난 4월 5일 비영리 민간단체 공익활동 지원사업을 확정하면서 “289개 단체에 144억 8천만원을 지원하기로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MB정부 말기인 지난해 비영리 민간단체 공익활동 지원사업 규모(293개 단체에 147억 8천만원 지원)보다는 다소 줄어든 수치다.
단체 주요 유형은 ▲사회통합과 취약계층 복지증진(58곳) ▲자원봉사 및 기부나눔 문화 확산(18곳) ▲국가안보 및 사회통합(57곳) ▲재해재난 극복 및 안전문화 정착(18곳) ▲건강사회 및 성숙한 시민사회 조성(39곳) ▲저탄소 녹색성장 및 자원 절약(44곳) ▲국제교류 협력(51) 등으로, 연간 최소 3천만원에서 최대 1억원(지난해 기준) 가량을 지원한다.
논란의 중심에 선 단체는 총 57곳을 선정한 ‘국가안보 및 사회통합’ 부분에 쏠려 있다. 이 중 한국해양소년단연맹과 한국스카우트연맹 등 청소년 단체와 순수 연구단체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 단체는 보수이념을 지향하거나 보수인사와 관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단체는 <국민행동본부>다. 보수인사 서정갑 씨가 본부장으로 있는 <국민행동본부>는 지난달 24일 ‘박근혜 정부는 6·15행사가 아니라 6·15 폐기를 선언하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북한의 6·15 공동선언은 “연합·연방제를 통해 고려연방제로 통일해야 하고, 고려연방제를 거쳐 로동당 규약에 명시된 ‘남조선 미제 침략무력을 몰아내고···주체혁명위업(主體革命偉業)을 완성한다’는 소위 적화통일을 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가 기로에 섰다. 애국과 반역, 선명한 두 갈래 길 앞에 서 있다”면서 “북한의 제안에 대한 화답은 ‘반역의 사문서 6·15-10·4선언의 폐기’이지 13돌 축하행사가 아니다. 박근혜 정부는 6·15 폐기를 선언하라”고 압박했다.
안전행정부 “비영리민간단체 선정, 단체 이념성향과 무관”
지난 2009년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를 강제 철거한 혐의로 약식 기소돼 법원으로부터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은 서정갑 본부장은 최근에도 ‘통합진보당 해산촉구 및 종북척결 국민행동 시국강연회’ 등을 통해 종북척결을 외치고 있다.
특히 과거 <국민행동본부>는 정부당국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와는 다른 곳에 예산을 집행, 공정성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010년 3천만원의 지원금을 받은 이 단체는 한국사회문화연구이 “뒷받침하는 세부 사업과 계획이 매우 미흡하다”는 평가를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2011년 4천900만원, 지난해 3천만원의 지원금을 각각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확인을 위해 <국민행동본부>측과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대한민국지키기불교도총연합>도 도마에 올랐다. 12·12 쿠데타 주역인 박희도 씨가 공동회장으로 있는 이 단체는 지난달 23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해체하라’는 성명에서 “6·15공동선언은 선언 그 자체가 연방제를 전제로 하고 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김정일과 협상하기 이전은 물론 이후에도 국민으로부터 동의를 받지 못하여 처음부터 지금까지 ‘위헌’ 제기가 계속되고 있는 선언”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 단체는 ‘박 정권! 연합사 해제는 매국, 즉각 중단해야 한다’ ‘빨치산 찬양교사 무죄 선고, 진현민 판사 나와’ ‘노무현-김정일의 NLL-北核(북핵) 관련 역적모의 자료 모음’ 등의 글을 올려 편향적인 이념성향을 드러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밖에 ▲대한민국학도의용군회 ▲한미우호협회 ▲예비역대령연합회 ▲대한민국6·25전쟁전사자유자녀회 ▲자유대한지키기국민운동본부 ▲대한민국 육·해·공군·해병대 예비역영관장교 연합회 ▲대한민국 6·25참전유공자회 ▲충호안보연합 ▲자유수호국민운동 ▲애국단체총협의회 등도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고 있다.
<에브리뉴스>가 7일 안전행정부에 확인한 결과, 지난달 1차로 ‘비영리 민간단체 공익활동 지원사업’ 명목으로 정부보조금이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안전행정부는 오는 10월 2차 지원금을 줄 예정이다. 연간 지원금 액수는 사회통합(57곳)과 재난안전(18곳) 관련 단체 포함 총 37억 3천6백만원이다.
안전행정부 민간협력과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비영리 민간단체 선정의 이념적 편향성 논란과 관련해 “정부보조금을 받는 비영리민간단체는 (이념) 성향과는 무관하게 공익사업 목적으로 선정했다”고 반박했다.
“6·15 공동선언을 부정하는 단체가 일부 포함됐다”는 질문에 “시각차가 있을 수 있지 않겠느냐”면서 “지난 2∼3월 500여 개(총 577개) 단체에서 신청을 받아 공익사업선정위원회 심사를 통해 289개 사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사업선정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1단계 분과위 심사→2단계 분과위 교차심사→3단계 전체위원회 최종심사’ 등 3단계 심사와 검증 작업을 거쳤다.
하지만 정부지원을 받는 진보성향의 시민단체는 단 한곳도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나온다.
동법 제1조에는 “이 법은 비영리민간단체의 자발적인 활동을 보장하고 건전한 민간단체로의 성장을 지원함으로써 비영리민간단체의 공익활동증진과 민주사회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미 진보성향 단체 대다수는 지난 2008년 미국산 쇠고기 반대집회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돼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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