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우종한 기자] 용인 CU편의점주가 본사와 계약 해지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던 중 수면제를 복용하고 사망한 사건과 관련, BGF리테일측이 사망진단서 내용 일부를 삭제하고 언론에 배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CU편의점 본사인 BGF리테일은 지난 21일 편의점주 김모(53)씨가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하지만 CU가 배포한 사망진단서에는 고인의 직접 사인이 ‘급성 심근경색’이라는 점만 명시돼 있을 뿐, 유족측이 공개한 사망진단서 원본의 ‘그 밖의 신체상황 부분’항목에서 ‘항히스타민제 중독’이라는 의사 소견이 지워져 있다. 

사망한 편의점주 김모씨는 편의점 계약 해지문제로 본사 직원과 말다툼을 벌이다 수면유도제 40알을 삼킨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수원의 아주대학교 병원으로 옮겨져 위세척 등 응급조치를 받았으나 17일 오전 10시 30분 끝내 숨을 거뒀다. 경찰은 병원의 사망진단을 토대로 김씨가 ‘자살’이 아닌 ‘병사’로 처리됐다고 전했다.

대학병원측은 “고인의 직접적 사인이 심근경색(병사)인 것은 맞지만, 수면유도제 등을 복용하고 위세척을 했다고 해서 의학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없다”며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항히스타민제 중독’ 명시 이유를 밝혔다.

즉, ‘항히스타민제 중독’ 항목이 게재된 사망진단서 원본에 따르면, 고인의 사망원인이 ‘병사’임은 분명하지만, 과도한 수면유도제를 복용한 사유를 들어 본사와의 다툼으로 인한 개연성이 확인된다. 하지만 해당 항목이 누락된 CU측 사망진단서 자료만 참고할 경우, 고인은 평소 앓던 지병만으로 ‘병사’한 셈이 된다.

유족들은 현재 BGF리테일이 고인의 사망원인을 지병이던 심근경색만으로 떠넘기려는 술수라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덧붙여 CU측이 공개한 사망진단서가 유족과의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공개된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BGF리테일 담당자는 “고인이 수면유도제를 먹고 자살을 시도한 사실은 이미 언론을 통해 공개된 상태였기 때문에 담당자들이 게재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사문서위조·변조 논란에 대해 “잘못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합의 없이 공개된 사망진단서에 대해서도 “유족과의 합의 없이 사망진단서가 공개된 점에 대해서도 잘못을 인정하며, 내부적으로도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편의점가맹점사업자단체 협의회는 23일, CU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4번째 발생한 편의점 업주 자살사건 가운데 3건이 CU에서 발생했다”며 “CU측은 진상을 밝히고, 고인과 유족, 국민에게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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