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지난 3일 미국에서 브레이크등 스위치와 에어백 결함 등으로 사상 최대 규모인 190만대의 차량을 리콜 할 처지에 놓여있다. 미국 고속도로안전관리국(NHTSA)이 일부 현대·기아 자동차의 차량에서 페달을 밟을 경우 브레이크등이 켜지지 않는 결함이 발견됐다고 밝힌 것.
리콜차량 규모는 현대자동차 105만9,824대, 기아자동차 62만3,658대다. 리콜 대상은 무려 13개 차종으로 현대차에서는 2007∼2011년 생산한 제네시스 쿠페, 산타페, 소나타, 투싼, 베라크루즈 등이며, 기아차에서는 론도, 세도나, 쏘렌토, 쏘울, 스포티지 등이다.
게다가 미국 고속도로안전관리국(NHTSA)의 발표가 다른 나라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 돼 현대차와 기아차의 이미지 타격은 물론 리콜의 규모도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전망이다.
특히 이번 리콜 대상에 현대차 중형차종의 간판 모델이자 수출 주력 차종인 아반떼(미국 수출명 엘란트라), 쏘나타 등과 기아차 K5(미국 수출명 옵티마), 쏘울 등이 포함된 점에서 더욱 치명적이라 할 수 있다.
현대차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미국시장에 판매한 총 판매대수가 총 189만대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 리콜 할 190만대는 엄청난 수치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약 90만대의 차량에서 연비를 과장해 표기한 사실이 미 환경보호청(EPA)을 통해 적발돼 시정조치를 받기도 했다.
그동안 국내 고객들 사이에서는 글로벌 기업이란 명함에 걸맞지 않은 현대자동차의 품질과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끊이지 않고 제기됐었다.
자동차 용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B사이트 게시판에는 현대자동차의 수시로 터지는 급발진 사고, 에어백 결함 문제, 무상 수리 보증에 대한 무책임 사례에 대한 고발성 글들이 많이 눈에 띈다. 심지어 국내운전자 사이에서 결함이 발견 됐을때 현대자동차측이 하는 말이라며 “고객님, 이건 고객님의 실수입니다”라는 유행어가 나돌 정도다.
이번 리콜 사태만 두고 보더라고 그렇다. 우리나라에서도 똑같은 불량이 있는 차량 16만대가 판매됐지만 조만간 무상 수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같은 결함을 두고 미국에서는 무조건 리콜하는 반면 국내에서는 리콜 대상이 아니라는 점에 고객들은 또한번 실망하고 있다.
이러한 불만의 방증으로 현대자동차는 내수 시장에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현대자동차는 국내·외를 합쳐 전년 동월대비 1.5% 증가한 36만6446대를 판매한 반면 유독 내수 시장은 판매량만 큰 폭으로 하락했다. 현대자동차의 지난 3월 동안 국내 시장에서의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5% 감소한 4만7489대다.
이번 사상 최대의 리콜 사태는 정몽구 회장이 지향해 온 품질경영의 성적표라고하기엔 너무 초라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발생한 연비과장 사태 당시 현대차그룹 내의 관련 계열사 임원들을 잇달아 교체한 후 품질경영에 박차를 가해왔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 인사말을 통해 "품질향상 통한 브랜드 혁신을 통해 난관을 돌파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그러나 허위광고 논란에 이어 대규모 리콜 사태로 국제적인 브랜드 위신 추락은 물론 정몽구 회장이 지휘하던 ‘품질경영’ 자체가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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