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0일 테니스 선수와 코치 등으로 이루어진 대한테니스협회 회원 300여명은 장충테니스장 앞에서 ‘장충테니스장 운영권 반환촉구 궐기대회' 시위를 벌였다.
현재 장충테니스코트의 운영권은 코오롱스포렉스에 넘어간 상태이지만, 테니스협회는 기존의 운영권을 주장하며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장충테니스장은 대한테니스협회장을 역임한 고(故) 홍종문 회장이 1971년 9월 사재 3000여만원을 들여 건립한 후 서울시에 기부채납했다. 이후 2008년까지 38년간 협회에서 관리했으며, 무상사용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서울시는 2008년부터 운영권을 입찰에 부치고 있다.
테니스협회는 2012년까지 연간 8800만원의 사용료를 서울시에 지불하며 운영권을 낙찰받아 시설을 관리해왔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코오롱스포렉스에서 기존 금액을 훌쩍 뛰어넘는 연간 2억2300만원을 지불하며 2016년까지 운영권을 낙찰 받은 상태다. 이로 인해 테니스협회는 무료강습과 테니스교실 등이 계획됐던 연간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주원홍 대한테니스협회장은 “지난 1월 입찰이 진행되는 도중 충분한 설명도 없이 무효화 되는 등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하며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코오롱이 뒤늦게 입찰에 참여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중부공원녹지사무소 관계자는 “입찰공고를 할 때 법령을 잘못보고 입찰 의뢰를 하는 바람에 무효화됐다”며 입찰 행정 절차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서울시의 실수로 다시 재개된 입찰에서 코오롱스포렉스가 기존 입찰액을 훨씬 뛰어넘는 2억 2300만원을 써내며 최종 낙찰을 받게 됐다. 테니스협회가 제출한 금액은 1억3100만원으로 낙찰액에 한참 못 미치는 금액이었지만, 코오롱스포렉스가 참여하지 않았던 첫 입찰에서는 충분히 운영권을 낙찰 받을 수 있는 금액이었다. 대기업의 입찰 참여로 낙찰액이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주 회장은 “사회공헌을 하겠다는 대기업이라면 새로운 시설을 지어서 운용해야 하는데, 왜 작은 공익단체 운용소를 빼앗으려는지 모르겠다”며 “서울시 역시 공익기관에 대한 어떠한 보호장치도 없이 대기업과 경쟁을 시키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대한테니스협회는 현재 장충테니스코트의 특수성을 반영해 상업적인 입찰방식을 배제하고 협회에서 위탁 관리할 수 있도록 조치해 주기를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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