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공은비 기자] 최근 노동자들의 비관자살 소식이 연이어 전해지고 있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2일 5시 20분경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비정규직으로 근무했던 노동자 이모(42)씨가 울산 동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씨가 자신의 아파트 19층에서 투신한 것으로 추정,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씨는 1997년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업체에 입사한 뒤 2003년 노동조합 발기인으로 참여해 노조 조직부장을 지냈으나 곧바로 해고됐다.
그 뒤 이씨는 2004년 2월 동료인 박모씨가 “하청노동자도 인간이다.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유서를 남기고 분신하자 큰 충격을 받고 현대중공업 울산 동구 선박건조장 앞에 있는 크레인을 점거해 30m 높이의 운전석에서 5시간 동안 농성을 벌이다 현대중공업 경비대에 끌려 내려온 바 있다.
이후 해고노동자 신분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택시운전을 하면서 하청노조 조합원으로 활동해왔고 지난 3일 전 발생한 한진중공업 노동자 최강서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조직차장의 자결 소식을 듣고 많이 힘들어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21일에도 정리해고 됐다가 2년만에 복직한 최강서(35) 한진중공업지회 조직차장은 부산영도구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4층 노조사무실에 설치된 비상용 완강기에 목을 매 숨졌다.
또 청년활동가인 최경남(40)씨도 하루 뒤인 22일 번개탄을 피워 목숨을 끊었다. 최 씨 역시 노동자 탄압과 함께 이번 대선의 결과에 절망에 자살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이씨의 죽음과 관련 현대중공업 홍보실 관계자는 <에브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사내하청은 현대중공업과 도급관계로 계약을 맺고 일을 할 뿐”이라며 “더군다나 8년 전에 이미 사내하청에서도 퇴사한 이 씨의 죽음에 대해 왜 우리에게 묻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대중공업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사건으로 우리가 답변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재차 밝혔다.
연이은 노동자들의 자살에 대해 이경자 금속노조 대외협력실장은 <에브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노동자들에 대한 살인적인 해고의 결과”라며 “노동자들에 대한 손배가압류, 노동자의 활동을 완전 말살 시키려는 노동탄압이 이러한 결과를 자초했다”고 성토했다.
이어 그는 “특히 이번 18대 대선에서 민주진보 후보의 패배에 절망감까지 겹친 것 같다”며 “근본적으로는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호하지 않았던 10년 동안 자행된 노동탄압의 결과라고 본다”고 밝혔다.
또 이 대외협력실장은 “1월 총파업 결의에 대해 흔들림 없이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하고 “무엇보다, 박근혜 당선자가 이런 노동 현실을 직시하고 노동자들이 국민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더 이상 이런 참혹한 광경이 반복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발표하는 것이 제일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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