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이광명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18대 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행정안전부는 20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지원체제에 돌입했다.
행안부는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인수위법)’에 따라 인수위가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업무지원을 해야 한다.
5년 전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인수위는 위원장 1명과 7개 분과, 1개 특별위원회로 구성됐고 인원은 183명이었다. 예산은 39억 6천만 원을 사용했다.
박 당선자의 경우 26일 쯤 인수위가 구성될 것으로 보이며 인수위가 구성되면, 정부의 조직과 기능, 예산현황을 파악하고 새정부의 정책기조를 설정하기 위해 준비한다. 또한 대통령 취임행사와 관련된 업무를 준비하는 등 대통령직 인수에 필요한 사항을 수행하게 된다.
인수위는 앞으로 박 당선인이 국정운영을 어떤 방향으로 해나갈지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인수위가 어떻게 꾸려질지에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2007년 12월 25일 인수위원장을 임명하고, 다음날 삼청동 금융연수원 사무실에서 현판식을 갖고, 1차 전체 회의를 가진 바 있다.
당시 인수위원장으로는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이 기용됐으나 지난 1980년 신군부 주도 하의 국가보위 입법회의 참여 이력으로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그 정도 흠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인선을 강행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또한 경제정책 등 특정분야의 전문가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경선주자 시절부터 이 대통령을 도왔던 측근들을 등용해 기업의 CEO식 친정체제 구축형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 외에도 인수위 관계자들이 지자체로부터 향응을 제공받고 지역 특산물을 선물로 받은 사실이 드러나며 비난 여론이 들끓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명박 정부의 조직개편은 말 그대로 ‘총체적 난국’이란 평을 받았다. 대표적 사례가 과학기술부와 교육인적자원부를 교육과학기술로 통합한 것과 정보통신부를 해체해 방송통신위원회와 지식경제부로 분산시킨 것 등이었다.
정부의 각 조직들을 해체·폐지·통합해 ‘작은 정부’를 지향한다는 취지였지만 임기가 끝나가는 지금 일각에서는 ‘노무현 정부조직으로의 회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부조직을 전 정부와 유사한 구조로 되돌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시작이 어수선했던 만큼 이명박 정부는 5년 내내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박 당선자의 앞으로 5년에 대한 청사진이라고 할 수 있는 인수위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절대적이다.
이에 박 당선자 또한 극도의 보안을 유지한 채 인수위 인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당선자가 그간 ‘민생정부’, ‘국민대통합’, ‘정치쇄신’ 등 3가지를 강조해온 만큼 이를 제대로 실현시킬 인재를 중심으로 지역, 성별, 연령을 가리지 않는 ‘대탕평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위원장에는 송호근 서울대 교수, 박상증 전 참여연대 대표,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 교수는 개혁 성향의 중도보수 인사로 알려져 있고, 박 전 대표는 지난 1997년부터 10여년 간 참여연대의 대표를 역임했다. 김 위원장의 경우 그간 내놓은 경제민주화 공약을 인수위 차원에서 실현할 수 있는 인물이다. 안 위원장 또한 정치쇄신 공약을 성안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하마평에 대해 새누리당은 20일 오전 박선규 중앙선대위 대변인을 통해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해 선을 긋고 있는 상태다.
한편 새정부 조직개편과 관련해 박 당선인은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비판을 수용해 총리와 국무위원의 권한과 정책 책임을 대폭 강화키로 했다고 밝혔다.
총리가 국무회의를 사실상 주재하도록 하고, 총리의 정책조정 및 정책주도 기능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국무회의도 ‘국무회의 중심의 집단의사결정시스템’을 확립해 집단 책임을 지운다는 방침이다. 각 부 장관에게는 예산·인사·조직에 대한 권한을 실질적으로 위임해 ‘책임 장관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미래창조과학부’, ‘해양수산부’ 등을 신설하고, 외교·안보·통일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될 가칭 ‘국가안보실’도 설치한다.
통일분야에서는 서울과 평양에 ‘남북교류협력사무소’를 설치해 남북한 간 공식 대화채널을 복구하고 경제와 사회문화 분야에서의 교류·협력을 이어갈 생각이다.
방송통신 분야에서도 정보·미디어 전담 조직을 신설해 정치적 영향에 좌우되기 쉬운 언론에 컨트롤타워 기능을 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조직의 개편도 대대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공약에 내걸었던 것과 같이 중수부를 폐지하고, 서울중앙지검 등 일선 검찰청의 특별수사부서나 고등검찰청에 TF(태스크포스)팀 성격의 한시적인 수사팀을 둬 그 기능을 대신 수행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성폭력과 관련해서도 한국판 CSI ‘성범죄 전담반’을 신설해 수사부터 재판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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