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료 미지급 논란..."생계 어려워 배우 생활 포기"
출연료 미지급 논란..."생계 어려워 배우 생활 포기"
  • 윤창원 기자
  • 승인 2012.11.2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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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측, 외주제작제도 근간 흔드는 비현실적 주장

[에브리뉴스= 윤창원 기자]최근 한국연기자노동조합(이하 한연노)과 KBS와의 ‘출연료 미지급’ 논쟁이 대두되고 있다.

한연노는 지난 26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길환영 KBS 신임사장 취임 반대 집회’를 열고 “KBS신임사장 길환영은 이 모든 사태를 방관 조장한 책임져라. 13억 원의 출연료 미지급을 지급해달라”고 촉구했다.

한연노에 따르면, 출연료 미지급 논란이 되고 있는 ‘프레지던트’ ‘정글피쉬2’ ‘도망자’ ‘국가가 부른다’ ‘공주가 돌아왔다’ 등 외주제작 드라마 작품들은 이번에 새로 취임한 길 신임 사장이 지난 2010년 당시 KBS 콘텐츠본부장으로 위장 외주제작을 통해 13억 원의 출연료 ‘미지급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이다.

이에 대해 KBS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한연노 측의 ‘KBS가 드라마 종영까지 직접 출연료를 지급하라’는 주장에 대해 “정부가 정한 외주제작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비현실적인 주장”이라면서 “드라마 외주제작 계약은 방송사와 제작사간 드라마 제작 및 납품에 관한 권리와 의무를 정하는 것”이라며 출연료 직접 지급 요청에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연노는 KBS가 각 드라마 외주제작사에 이미 제작비를 지급한 상황이라고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 <에브리뉴스>는 29일 한연노 소속 김태득 무술지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현재 한연노 측이 주장하고 있는 출연료 미지급이 이번이 처음인가?

▲ 방송사들이 드라마·영화 등 제작을 외주제작사와 계약을 맺고 진행하기 전 방송사 자체적으로 제작할 당시에는 출연료가 늦게 나오기는 해도 미지급하는 경우는 없었다. 보통 관례상 10일 안에 출연료를 지급하거나 익월 말에 지급했었다. 말일에 방영되는 작품인 경우에는 익익월에 지급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외주제작사와 제작 계약을 시작하면서부터 이런 일이 발생 한 것이다. KBS 측이 외주제작방송법이 불명확한 부분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또 그동안 관행상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구두상으로만 계약이 이루어지다 보니 금융거래 등 불이익이 많았다. 이 부분은 우리가 지금 방송사 측에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 현재까지 출연료를 지급 받지 못했는데 생계유지는?

▲ 우리는 ‘액션배우’의 꿈을 갖고 여기에 뛰어든 사람들이다. 여기서 그만둔다면 꿈을 저버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생계유지가 힘들다보니 꿈을 접고 일을 그만두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볼 때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 선배로서 후배들을 챙겨주지 못한 미안한 마음이 너무 커서 잡지도 못한다. ‘액션배우’ 뿐만 아니라 배우, 개그맨 등 대부분이 겪고 있는 상황이다. 그들중에는 미혼인 사람도 있고 기혼인 사람, 부모를 부양하고 사는 사람 등 모두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데 KBS는 나몰라라만 일관하고 있고 대책을 마련할 생각조차 없어 보인다.

▲ 김태득 무술지부장.
△ 액션연기를 하다 보면 부상도 많을 텐데 치료는 어떻게 하나?

▲ 지난해 11월 예술인복지법이 제정돼 올해 11월18일 본격적으로 시행이 됐다. 종전까지는 4대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개인 사비로 치료를 받거나 방송사에서 치료비 일부를 지급해 주는게 전부였다. 그렇기 때문에 타박상의 경우 대부분 간단한 응급처치만 받았고 골절 등 부상이 심할 때에는 치료를 받으러 가지만 스케쥴이 빡빡하면 재활치료는 꿈도 꾸지 못한다. 평균적으로 1년에 10명 정도가 심각한 부상을 당한다. 직업 특성상 어쩔 수 없이 그냥 넘어가다보니 심각한 후유증이 나타나는 사람도 많다. 그래도 지금이라도 예술인복지법이 시행돼 후배들이 부상 걱정 없이 마음 놓고 열심히 액션연기를 펼칠 수 있어 다행이다. 산재보험만 적용된다는 것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이제라도 산재처리가 된다는 것에 만족한다.

△ KBS가 급여 외에 소모품비와 연습비 등도 지급하지 않았다고 하던데?

▲ 작품에 따라 KBS가 외주사 측에 소모품비를 계약내용에 포함하거나 별도로 지급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연습비 같은 경우에는 거의 주지 않는 다고 보면 된다. 출연 배우가 상황 특성상 배역을 쓸 수 없는 경우에 직접 연습을 시키는데 짧게는 3일~일주일 정도 걸린다. 짧을 때는 그냥 감수하고 지나가는 부분도 있지만 연습기간이 많게는 3개월 가량 소요가 되는 경우도 있다. 기간이 길어도 연습비는 커녕 식대조차 주지 않는다. 그냥 무료로 가르치는 샘이다. 최소한의 수당 정도는 줘야 하는 것 아닌가 배우들 연습 때문에 다른 일정을 취소해야하는 상황도 생긴다. 방송사에서 당연히 챙겨줘야 하는 것들을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어 안타깝다. 안전하게 급여를 지급 받을 수 있다면 정말 즐겁게 일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이들이 KBS를 욕할 때 내 직장을 흉보지 말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때가 오기를 바란다.

△ 앞으로의 계획은?

▲ 길환영 신임 사장이 지난 봄 김인규 전 사장과의 면담에 배석한 자리에서 일부 문제를 시인하고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그 뒤로 아무런 조치도 없었고 하고자하는 조금의 노력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요구하고 있는(KBS가 외주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출연료를 지급) 것에 대한 실행이 완료될 때까지 계속해서 집회를 가질 것이다.

△ 마지막으로 ‘액션배우’를 꿈꾸고 있거나 이제 막 시작한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이달 18일부터 시행된 산재보험으로 인해 예전과는 달리 부상의 두려움이나 치료비 등에 대한 염려를 하지 않아도 돼 수련과 연기에 몰두해서 더욱 성장할 수 있게 될 수 있도록 안정적인 틀이 받쳐 주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액션배우’라는 직업에 자부심을 가지고 도전했으며 좋겠다. 또 요양․장해․휴업․간병․직업재활․유족급여 및 장의비 등의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아직은 타 직업에 비해 많은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열정을 가지고 일에 몰두 할 수 있는 상황에 다가오고 있다. 앞으로 선배로서 후배들을 이끌어 주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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