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간부 비리의혹을 수사 중인 특임검사는 이날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씨 측근과 유진그룹으로부터 8억여 원을 수수한 혐의로 김광준 검사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검사는 부산지역 사업가 최모씨 명의를 빌려 차명계좌를 개설한 뒤 이 계좌로 조씨 측근인 강모씨로부터 2억4000만 원을,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의 동생 유순태 EM미디어 대표로부터 6억 원을 각각 수수한 혐의(특가법상 뇌물 등)다.
또 동료 검사 3명과 함께 유진그룹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지난 2008년과 2011년 유진그룹의 주식을 매매해 2억여 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도 있다.
이 과정에서 김 검사가 유진그룹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특검팀은 동료·후배 검사 3명을 추가로 조사했다.
김 검사의 각종 의혹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김 검사는 지난 2008년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서 맡았던 KT와 KTF 납품비리 사건을 수사할 당시 KT 임원 등과 해외여행을 다녀온 정황도 포착, 업체로부터 수백만 원 상당의 편의를 제공받은 의심을 사고 있다.
이어 그는 2010년 모 지검에서 근무 당시 다른 검사가 수사 중인 사건에 개입해 부당한 압력을 넣은 의혹을 받고 있으며, 확인 결과 해당 사건은 개인간의 고소 사건으로 드러났다.
또 알고 지내던 김모씨가 공갈 혐의로 고소 당하자 수천만 원의 금품을 받은 뒤 김씨를 무협의 처리한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고소인과 피고소인이 모두 서울에 살고 있어 서울중앙지검의 지휘를 받던 사건이었지만 대구지검 서부지청으로 최종 관할지가 변경됐다.
이후 고소인 양모씨는 법원에 재정 신청을 해 법원은 김씨에게 징역 2년형을 선고했다. 이에 경찰은 김 검사가 대가성이 있는 자금을 받고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수사중이다.
이와 관련, 검찰과 경찰이 김 검사에 대한 각종 비리 의혹을 제기하는 등 각종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자 김 검사의 숨겨진 비리 정황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어 초반 ‘속전속결’로 치달았던 수사모드가 장기화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당초 검찰과 경찰은 김 검사가 조희팔 측근과 유진기업 측으로부터 거액을 수수한 의혹에 대한 혐의 입증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기에 사상초유의 이중수사까지 초래하면서 경쟁적으로 수사를 벌였다.
검찰은 특임검사를 지명하며 압수수색과 관련자 소환조사 등 속전속결로 수사를 진행하며 빠르게 사건을 처리하려고 했던 반면 경찰은 먼저 수사했던 사건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김 검사의 각종 추가 비리 의혹들을 조사했다.
실제 검찰은 지난 12일 오후 2시50분경 김 검사를 불러 다음날 오전 3시15분까지 약 12시간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인 뒤 14일 재소환해 추가조사를 실시했다.
경찰은 14일 차명계좌와 거래관계가 확인된 김 검사 명의의 실명계좌를 추적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 금융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다. 차명계좌에서 수억 원대의 돈이 실명계좌로 이체된 사실을 확인한 경찰은 자금의 사용처 확인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검·경 수사협의회는 아직 특별한 의제가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김 검사의 비리 의혹을 둘러싼 검·경 이중수사 국면을 두고 국무총리 중재 하에 협의회가 소집되는 만큼 이중수사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기술적 합의’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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